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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21)의 성남행으로 K-리그 이적시장이 뜨겁게 달궈졌다.
윤빛가람의 이적은 신인왕 출신의 현역 A대표 미드필더의 이적이라는 점과 선수와 함께 현금이 무려 20억이 오간 초대형 빅딜이라는 점에서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광경을 씁쓸히 바라보는 선수가 있다. 윤빛가람 딜에 포함된 조재철(25)이다.
그러나 조재철은 K-리그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조재철에 러브콜을 보낸 몇몇 구단들도 있었다. 이번 윤빛가람 딜의 핵심은 현금 액수가 아닌 조재철이었다. 성남으로부터 윤빛가람 이적제의를 받은 경남은 조재철을 딜에 포함시키길 원했다.
성남은 난색을 표했다. 젊고, 유능한 미드필더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조재철은 김정우가 군에 입대한 공백을 충실히 메우며 '제2의 김정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시즌에는 중앙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좌우 윙포워드로 나서며 멀티플레이 능력을 보였다.
다급해진 성남은 조재철을 주는 대신 이적료를 더 올려주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경남의 뜻은 단호했다. 윤빛가람의 대체자를 구해야하는 경남은 조재철을 딜에 포함시킬 것을 고수했고, 결국 경남은 현금 20억과 즉시 기용이 가능한 조재철을 얻는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경남이 에이스를 잃었지만 오히려 남는 장사를 했다는 반응도 있다. 전력 보강에 쓸 수 있는 20억을 확보했고, 조재철까지 얻어냈기 때문이다. 기동력과 축구 센스가 좋은 조재철의 합류로 경남이 다음시즌 역동적인 팀컬러로 바뀔 것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조재철 입장에서도 한층 탄탄해진 성남의 미드필드진에 밀려 벤치에 머무느니 자신을 원하는 경남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게 나을 수 있다. 경남이 그의 영입을 간절히 원한만큼 다음시즌 조재철을 중심으로 한 미드필드진 구축을 예상해볼 수 있다. 자신의 축구를 펼치기에 더 좋은 조건이 된 것이다.
조재철은 경남에서 더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