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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 그라운드는 한눈에 보기에도 열악했다. 잔디 상태는 엉망진창이었다. 듬성듬성 바닥이 흉하게 드러났다. 날씨는 지독히도 변덕스러웠다. 비바람이 몰아쳤다. 시차로 인한 피로감도 밀려왔다. 낯설기만 한 중동 특유의 묘한 현장 분위기도 한몫 했다.
3차 예선 B조 1위가 문제가 아니다. 그 이후가 더 큰 문제다. 최종예선은 3차예선 5개 조의 1~2위 10개팀이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홈 앤드 어웨이로 팀당 8경기, 열전을 치르게 된다. 2012년 6월 3일 시작돼 2013년 6월 18일 끝나는 1년간의 지난한 여정이다. 3차예선 4경기 결과에 따르면 5개 조의 1~2위 팀 중 중동팀은 모두 6개. A조의 요르단과 이라크, B조의 레바논, D조의 사우디아라비아, E조의 이란, 카타르의 최종예선 진출이 유력하다. 일본, 호주, 우즈베키스탄을 제외한 6개국이 중동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광래호가 3차 예선 중동 원정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결과는 장담하기 힘들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일본은 내년 5월 중동 적응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중동을 상대로 3승1무로 강했던 '우승팀' 일본도 중동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중동 징크스' 모래바람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