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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과 전북 재계약 지지부진 걱정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1-15 14:12


전북현대와 알사드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가 5일 전주월드켭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이동국이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전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간발의 차로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놓친 전북 현대가 K-리그 챔피언결정전(11월30일, 12월4일)을 앞두고 꼭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 K-리그 토종 최고 킬러 이동국(32·전북 현대)과의 재계약 문제다.

이동국과 전북은 이미 수 개월째 재계약 문제를 끌어왔다. 둘은 함께 간다는 데 기본적으로 합의를 했다. 계약기간도 2년으로 뜻을 같이 했다. 그런데 금전 부분에서 조금씩 양보를 못해 마지막 사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동국은 K-리그 최고라는 자존심을 세워달라는 입장이다. 자존심은 연봉 최고 대우를 말한다. 이동국은 연봉 12억원(추정)을 주장한다. 이동국은 지난 3년 동안 국내 최고 공격수로 인정받을 만큼의 기록을 보여주었다. 이적 첫 해였던 2009년 정규리그 우승, 득점왕, MVP 3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바로 2년 재계약했다. 올해말 계약이 종료된다. 지난해 13골로 주춤했지만 올해 16골(15도움)로 다시 부활했다. 득점왕은 데얀(23골)에게 빼앗겼지만 최고 대우를 받을 조건을 갖췄다.

구단은 이동국의 팀공헌도를 인정한다. 연봉을 인상해주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전북이 이동국 측에 내민 새 연봉은 10억원 남짓이다. 이동국의 올해 연봉은 7~8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2~3억원 정도의 큰 폭의 인상이다. 구단은 이동국의 주장대로 12억원을 수용할 경우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고 보고 있다. 팀이 K-리그 정규리그 1위를 하는데 이동국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 이동국 뿐아니라 나머지 김상식 조성환 박원재 등 주전 선수들의 공헌도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 이럴 경우 팀 운영비에서 선수 임금 부분이 대폭 인상될 수밖에 없다. 전북 입장에선 내년 시즌 구단 운영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이동국과 전북의 입장차가 팽팽하게 이어질 경우 손해는 고스란히 구단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동국도 자존심을 지키려다 축구 선수 인생의 마지막이 꼬일 수 있다.

이동국은 재계약 문제를 매듭짓고 챔피언결정전에 나가는 게 좋다. 통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난 후 협상의 유리한 상황에서 재계약을 끝내겠다는 건 잘못이다. 미래가 불안한 상황에서 경기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러다 보면 중요한 경기를 망칠 수 있다. 전북은 이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당시 이동국은 왼쪽 종아리 부상 회복이 더뎌 선발이 아닌 조커로 출전했다. 정성훈이 공백을 메웠지만 결정력 면에서 이동국보다 떨어졌다. 이동국은 그 경기 뒤 "나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자책했다. 이동국이 재구실을 해야 전북은 강한 힘을 발휘하게 돼 있다. 따라서 전북은 이동국과 재계약 문제를 마무리하고 챔피언결정전을 해야 한다. 돈 몇 억 때문에 한해 농사를 망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게 현명한 구단 운영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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