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부산)에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의미가 있다. 자신이 뛴 2번의 A매치 모두 두바이에서 열렸다. 올림픽대표팀 시절에도 두바이에서 경기를 가졌다. 2009년 이후 2년만에 중동 2연전에 포함되자 김창수는 설레었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두바이에서 자신의 세번째 A매치 경기를 치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창수는 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전에서 아쉽게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실망하지는 않았다. 팀의 일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고 생각했다. 선수들과 함께 기뻐했다. 경기가 끝나고는 선수들에게 명소를 소개시켜주었다. 자유시간을 얻자 선수들에게 호텔 주변 맛집이나 찻집, 쇼핑센터를 소개시켜주었다. 다음날도 김창수의 활약은 빛났다. 코칭스태프가 회복훈련을 취소하고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하자 두바이몰로 향했다. 몇 번 와본 경험이 있는 김창수는 선수들에게 이곳저곳을 설명해주며 두바이몰을 누볐다. 점심 식사로 맛있는 한식까지 먹고 느긋한 마음으로 레바논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통상 레바논은 여권만료일이 6개월 이상만 남아있으면 된다. 괜히 생트집을 잡은 셈이다. 실라이 끝에 김창수는 여권과 항공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비행기 탑승구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김창수는 십년감수했다는 식으로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하마트면 A대표팀 최고의 두바이 가이드에서 억류 대상자로 전락할 뻔 했다.
두바이(UAE)=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