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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신에서는 정규리그 데뷔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 박주영에 대해 '아스널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직접적인 분석을 내놨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도 박주영이 좀더 빨리 움직여야하고 그라운드에서 기본적인 움직임 뿐만 아니라 플레이 흐름 자체를 빠르게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A대표팀의 박주영과 아스널의 박주영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존재감이다. 존재감은 돌려 말하면 동료들이나 코칭스태프가 박주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제로톱 전술이라고는 해도 박주영은 공격의 중심에 서 있다. 중앙 미드필더들은 늘 박주영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패스 플레이를 한다. 측면 공격수 역시 박주영이 들고 나오는 시기를 민감하게 살피며 중앙을 파고든다. 박주영의 움직임이 다소 둔탁하다고 해도 찬스는 생긴다. 박주영이 빨리 움직이면 동료들이 이에 맞춰주고 반대로 늦게 움직여도 동료들이 맞춰주는 측면이 크다.
AS모나코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팀내 최고 득점자이자 창조적이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선생'이라는 별명은 AS모나코 선수들에 비해 어쩌면 더 나은 실력을 지녔다고 해서 국내팬들이 붙여줬다. 박주영의 실력이 프랑스 리그를 주무를 수준이었냐, 아니었냐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평균 이하는 분명 아니었다.
아스널에서는 180도 양상이 다르다. 자신감이 다소 떨어졌다. 1차 비교대상인 중앙 공격수 판 페르시는 나올 때마다 골이고, 팀이 어려울때마다 영웅이 된다. 측면 공격수들의 돌파 템포는 이전보다 훨씬 빠르다. 박주영 자신이 팀 플레이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니 동료들 눈치보기가 바쁘다. 이래서는 장점을 살릴 수 없다.
이번 A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아스널로 곧바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골을 넣으면 아스널 홈페이지에도 소개가 되고, 코칭스태프, 아스널 팬들도 안다. 간접적으로 컨디션 이상무를 어필할 수 있다. 벵거 아스널 감독은 여전히 박주영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여기는 듯한 분위기다. UAE전이 이래 저래 중요해졌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