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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26일 박지성(30·맨유)과 이청용(볼턴)의 만남 이후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맞대결 소식은 요원했다. 그러나 1년 2개월여 만에 12번째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주인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년차 박지성과 데뷔시즌을 보내고 있는 지동원(20·선덜랜드)이었다. 5일 자정(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트에서 충돌했다.
'형님' 박지성은 여유로웠다. 볼이가는 곳마다 모습을 드러냈다.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검색어에 올랐던 '폭풍 드리블'도 여전했다. 전반 29분 과감한 돌파로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 대각선 지점으로 침투해 들어가다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심판이 외면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5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 지점에서 영리하게 상대 수비수를 제치다 걸려 넘어져 프리킥을 얻어냈다. 활동 반경도 중앙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좌우 측면으로 폭넓게 움직였다. 후반 8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에르난데스의 슈팅까지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지성은 후반 38분 캐릭과 교체아웃됐다.
'아우' 지동원은 전반 후반부터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전반 40분 위력적인 오른발 슈팅, 전반 43분 과감한 중거리 왼발 슈팅을 잇달아 선보였다. 더 이상 '순둥이'가 아니었다. 작심한 듯 치열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엔 퍼디낸드에게 깊은 태클을 들이대며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후반 22분 세트피스 상황에선 페널티킥을 유도해낼 뻔했다. 맨유 수비수의 핸들링 반칙이 선언됐지만 판정이 번복됐다.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 역시 지동원을 끝까지 믿어줬다. 후반 31분 스테판 세세뇽을 앨모하마디와 교체하며 지동원을 벤트너와 투톱으로 내세웠다. 앨모하마디가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격이 활력을 되찾았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박지성이 웃었다. 맨유는 전반 추가시간 터진 선덜랜드 수비수 브라운의 자책골로 1대0 진땀승을 거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