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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원보다 서울이 편하다 왜?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1-02 13:58


9월 17일 상주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울산 수비수 곽태휘가 환희에 찬 얼굴로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FC서울과 수원 삼성, 어느 팀이 상대하기에 편할까. 울산 현대는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최종라운드에서 대구FC와 0대0 로 비겨 6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9일 6강 PO 상대는 3위 서울. 5위로 챔피언십에 올라갔다면 4위 수원과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울산으로선 서울과 수원, 두 팀 모두 버거운 상대다. 울산은 정규리그에서 서울과 수원에 각각 1무1패로 열세였다. 수원과의 FA컵 4강전에서는 2-0으로 앞서다 연장 접전끝에 2대3으로 역전패했다. 객관적인 전력, 시즌 상대 전적을 따져보면 울산이 분명 뒤진다.

그런데 울산 관계자들은 데얀, 몰리나를 앞세운 서울의 막강 공격진을 경계하면서도 수원보다 서울이 낫다고 한다. 어차피 정해진 상대이기에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겠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양팀에 대한 체감온도, 느낌이 다른 모양이다.

우선 서울 주축선수 중에 울산을 잘 아는, 껄끄러운 울산 출신 선수가 측면 수비수 현영민 정도다. 여기에는 심리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울산은 수원을 만날 때마다 울산을 거쳐 수원으로 이적한 선수들이 부담스러웠다. 현재 수원 베스트 멤버 중 염기훈 오장은 오범석 이상호가 울산 출신이다. 오장은과 오범석은 지난 겨울에 울산을 떠났고, 염기훈은 지난해, 이상호는 2009년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친정팀의 전술과 경기 스타일, 선수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이들은 울산전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8월 27일 울산-울산전. 울산 미드필더 박승일이 수원 수비수 마토가 따라붙은 가운데 측면을 파고들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울산 관계자는 "아무래도 우리 팀을 잘 아는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수원을 상대할 때마다 우리 팀 출신 선수들이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올시즌 주로 윙백으로 출전중인 오장은은 정규리그 울산전 2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트렸다. 재밌는 것은 울산 소속이던 지난해 오장은은 수원전 2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서울과 수원은 서포터스 규모가 가장 큰 K-리그 최고의 인기팀. 울산 관계자들은 서울의 안방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비해 위압감이 덜 하다고 했다. 김성수 울산 골키퍼 코치는 "원정팀 입장에서 보면 서울과 수원 모두 팬들의 열성 응원이 부담스럽다. 그런데 수원경기장 규모가 서울보다 작아서 그런지 팬들의 응원 강도가 더 세게 느껴진다"고 했다.

세트피스에 강점을 갖고 있는 울산으로선 마토 등이 버티고 있는 수원보다 서울이 조금 편하다. 올시즌 7골로 팀내 최다골을 기록한 중앙 수비수 곽태휘는 4월 16일 서울 원정경기에서 코너킥을 헤딩 선제골로 연결했다. 서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곽태휘는 옛 소속팀과의 경기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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