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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강원FC의 큰형 이을용(36)은 최근 통큰 약속을 했다.
19일 스포츠조선과의 10대1 인터뷰를 통해 은퇴경기인 23일 대구FC와의 2011년 K-리그 29라운드에서 승리하면 팬들 앞에서 춤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을용은 "춤은 몸치인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팬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면 해보겠다. 후배들에게 배워야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을용은 무뚝뚝함의 대명사로 통했던 선수다. 굳게 다문 입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투쟁력으로 카리스마를 뽐내 왔다. 2009년 강원에 입단한 뒤부터는 훈련장과 그라운드에서 본의 아니게 악역을 맡았다. 경험 없는 후배들을 이끌기 위해 스스로 채찍을 들고 호통을 쳤다. 때문에 선수단이 가장 두려워 했던 선수는 이을용이었다. 그러나 엄격함 뒤에 숨어 있는 자상함 탓에 모든 선수들이 그를 따랐다. 성장하는 2군 선수에게도 관심을 기울이며 응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강원의 이을용은 만인의 형이자 멘토였다. 이런 이을용이 은퇴 경기 승리시 춤을 춘다고 하니 선수들 입장에서는 놀라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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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팬들은 이을용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는 이을용의 등번호 '7'을 모티브로 창단시인 2009년부터 올 시즌까지 팀을 위해 헌신한 이을용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는 일명 '을용타 고별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