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용의 댄스타임, 과연 볼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21 13:24


◇이을용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경기인 대구전에서 승리할 경우 팬들 앞에서 춤을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18일 강원도 강릉시 노암동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에 나선 이을용.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은퇴를 앞둔 강원FC의 큰형 이을용(36)은 최근 통큰 약속을 했다.

19일 스포츠조선과의 10대1 인터뷰를 통해 은퇴경기인 23일 대구FC와의 2011년 K-리그 29라운드에서 승리하면 팬들 앞에서 춤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을용은 "춤은 몸치인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팬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면 해보겠다. 후배들에게 배워야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을용은 무뚝뚝함의 대명사로 통했던 선수다. 굳게 다문 입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투쟁력으로 카리스마를 뽐내 왔다. 2009년 강원에 입단한 뒤부터는 훈련장과 그라운드에서 본의 아니게 악역을 맡았다. 경험 없는 후배들을 이끌기 위해 스스로 채찍을 들고 호통을 쳤다. 때문에 선수단이 가장 두려워 했던 선수는 이을용이었다. 그러나 엄격함 뒤에 숨어 있는 자상함 탓에 모든 선수들이 그를 따랐다. 성장하는 2군 선수에게도 관심을 기울이며 응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강원의 이을용은 만인의 형이자 멘토였다. 이런 이을용이 은퇴 경기 승리시 춤을 춘다고 하니 선수들 입장에서는 놀라울 수밖에 없다.


◇강원 선수단은 이을용의 고별경기인 대구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을용.
최근 흐름을 보면 이을용의 춤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올해 K-리그 28경기에서 단 2승 밖에 거두지 못한 강원이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탄 대구를 넘기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이을용의 은퇴 소식을 들은 뒤 선수들은 '싫은 소리를 해줬던 (이)을용이형이 떠나면 내년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이을용의 은퇴가 선수들이 대구전에 동기부여를 갖게 된 확실한 요인이 된 것은 확실하다. 선수들 나름대로 특별한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을용 역시 뭔가를 준비하는 것 같은데, 정말 대구전에서 이기면 춤을 출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

강원 팬들은 이을용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는 이을용의 등번호 '7'을 모티브로 창단시인 2009년부터 올 시즌까지 팀을 위해 헌신한 이을용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는 일명 '을용타 고별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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