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서울시청 떠나 새 팀 찾는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20 14:26


◇팀 생활 및 해고 통보 문제로 갈등했던 여자축구 서울시청의 서정호 감독(왼쪽)과 문소리가 화해했다. 20일 서울시체육회에서 만난 서 감독과 문소리가 악수를 나누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큰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인데 상처를 줘 미안하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감독과 제자는 그렇게 손을 맞잡았다. 3개월 간 이어졌던 불편한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다.

WK-리그 서울시청의 골키퍼 문소리(21)와 서정호 감독이 20일 서울 상봉동의 서울시체육회관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소리는 9월 30일자로 서울시청과 결별하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서 감독과 서울시청은 문소리의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올 경우 조건 없이 이적 동의서를 써주겠다고 약속했다.

두 인물이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문소리는 2010년 독일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3위의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번외 지명인 5순위로 서울시청에 입단했다. 절치부심했지만, 여자 대표팀 소집 및 부상, 개인사 등으로 WK-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문소리는 "대표팀 소집 공문이 올 때마다 서 감독이 '실력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자꾸 대표팀에서 부를 수가 있는가, 돈을 쓴 것이 아니냐'는 말을 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모욕감이 들고 의욕도 떨어졌다. 어머니 병 간호를 위해 허락을 받고 팀을 잠시 나왔는데 다시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들어 7월 이후 팀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 감독은 "열심히 하라는 차원에서 한 말인데, 오히려 훈련을 불성실하게 하더라"면서 선수 본인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서울시체육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 측이 중재자 역할을 맡았다. 양측은 "문소리와 서 감독이 서로 화해하고 좋게 매듭을 짓자"고 요청했다. 서 감독은 문소리에게 "심한 말을 한 것은 미안하다. 더 큰 선수가 되길 원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들이었는데 너무 심했던 것 같다. 운동을 시키지 않을 생각은 0.01%도 없었다"면서 손을 내밀었다. 문소리는 "그동안 팀을 나와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켜 불편을 끼쳐드린데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리며 화답했다. 문소리는 "앞으로 개인운동에 집중하면서 새 팀을 알아 볼 생각"이라고 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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