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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수 광저우 헝다 감독은 15일 55번째 생일을 맞았다.
또 다른 도전 무대가 마련됐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다. 광저우는 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내년 시즌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베이징 시절 두 차례 경험했다. 그러나 2008년과 2009년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 감독과 상하이 선화전을 앞두고 광저우의 젖줄인 주강을 바라보는 헝다 호텔에서 마주앉았다. 마침내 칼 끝이 K-리그를 향하고 있다. 2009년(포항)과 2010년(성남) 아시아 무대를 평정한 K-리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어떻게든 넘어야 하는 산이다. 이 감독은 "베이징에서는 힘들 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젠 K-리그와도 해볼만 하다. 올시즌 후 2~3명을 더 보강할 계획이다. 이긴다고 보장할 수 없지만 쉽게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몇 년전부터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비중을 많이 둔다. 내년에는 조별리그를 통과해 8강, 4강까지 올라갈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후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 없는 점이 걱정이지만 경기력 만큼은 문제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연말 중국 최고의 갑부 쉬자인 회장은 이 감독에게 선수단 승리수당으로 1억위안(약 181억원)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감독은 9400만위안(약 170억원)을 따냈다. 상하이 선화전 이후 3경기가 더 남은 만큼 1억위안은 충분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수당 자체가 이 감독이 올시즌 걸어온 길이다.
일부 중국 언론에선 여전히 한국 출신인 이 감독의 안티가 있다. 헝다 그룹 수준이면 유럽 명장을 불러야 한다고 조롱한다. 리그 초반 1승2무(18승7무1패·15일 현재)를 달릴 때 경질설이 제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잘 알고 있다. 유럽 명장을 불러야 한다고 묻기에 다분히 정상이라고 했다. 구단주를 제외하고 어느 누가 없더라도 팀은 돌아간다."
입지는 굳건하다. 1년 옵션을 빼더라도 계약 기간은 2년 더 남았다. 내년 시즌 리그 2연패와 아시아 정상을 향한 그는 새 꿈을 위해 이미 여행을 시작했다.
광저우(중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