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포항, "7번 국도 더비"를 아시나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0-14 14:22


포항의 레전드인 황선홍 포항 감독은 "선수시절 울산에 진 기억이 거의 없다"며 16일 울산전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포츠조선 DB

전통과 스타, 성적은 명문팀의 기본 요건이다. K-리그의 명가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팀이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다. 포항은 1983년 K-리그 출범 원년 멤버이고, 울산은 1984년부터 리그에 참가했다.

울산과 포항은 K-리그 통산 승수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8월 K-리그 최초로 통산 400승을 달성한 울산은 14일 현재 404승으로 1위, 포항이 398승으로 2위다. 후일 창단한 성남 일화(1989년), 전북 현대(1994년), 수원 삼성(1996년)이 넘볼 수 없는 기록이다. 울산은 정규리그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포항은 네차례 정상을 밟았다.


4월 23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포항-울산전에서 포항 모따(왼쪽)와 울산 송종국이 치열하게 볼다툼을 하는 모습. 이 경기에서 포항이 2대0으로 이겼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20년 넘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양팀은 만날 때마다 명가의 자존심을 걸고 싸웠다. 상대 전적에서는 포항이 51승44무38패로 약간 앞선다. 최근 5년간 상대 전적도 포항이 4승7무2패로 우위다. 2007년 K-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울산을 꺾은 포항은 정규리그 2위 수원, 1위 성남까지 잡고 우승했다. 2009년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자부심이 넘치는 양팀간의 맞대결을 팬들은 '7번 국도 더비'라고 부른다. 양팀의 연고지가 부산에서 출발해 울산, 경북, 강원도 해안선을 타고 이어지는 7번 국도에 위치해 붙여진 이름이다. 울산과 포항은 자동차로 50여분 거리.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순위 경쟁이 막바지로 치달은 시즌 막판, 울산과 포항의 '7번 국도 더비'가 벌어진다. 양팀이 1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9월 17일 상주전 후반 36분 쐐기골을 넣은 울산 박승일이 양팔을 쭉 펴고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양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2위 포항(16승7무4패·승점 44)이 울산을 잡으면 사실상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2위를 확정한다. 7위 울산(11승6무10패·승점 39)이 이 경기를 놓치면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꿈을 버려야 한다. 지난 시즌 양팀은 두차례 맞붙어 두번 모두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4월 23일 한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포항이 홈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스틸야드의 레전드 황선홍 포항 감독은 "양팀이 미묘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데, 선수 시절부터 울산에 가서 진 기억이 거의 없다. 이번 경기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울산을 꺾고 2위 확정은 물론, 1위까지 노려보겠다"고 했다.

울산의 레전드인 김현석 울산 수석코치는 "선수 때 리그컵에서 포항을 꺾고 짜릿한 우승을 맛본 경험이 있다. 모따와 아사모아, 슈바가 포항 전력의 핵인데 이들의 약점을 알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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