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K-리그로 눈 돌려, 국내파로 위기 뚫는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8-17 13:36



조광래호가 이청용(23·볼턴)에 이어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을 잃었다.

이청용은 지난달 31일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회복하는데 6~7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자철마저 왼발목 인대가 파열됐다는 비보가 날아왔다. 현재 정밀검진 중이다. 인대 파열로 드러나면 치료와 재활훈련에 2~3개월이 걸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은 다음달 시작된다.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경기를 미룰 순 없다. 9월 2일 경기도 고양에서 레바논과 1차전이 열린다. 나흘 뒤에는 쿠웨이트 원정이 기다리고 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K-리그로 눈을 돌린다. 이미 예고는 됐다. 조 감독은 3차예선 2연에 나설 명단 발표를 19일에서 22일로 미뤘다. 주말에 열리는 K-리그를 한 차례 더 종합적으로 점검한 후 명단을 확정키로 했다. 유럽파 의존도를 낮춘다. 현재 기성용(22·셀틱) 손흥민(19·함부르크) 지동원(20·선덜랜드) 외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 주장 박주영(26·AS모나코)은 이적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차두리(31·셀틱)와 남태희(20·발랑시엔) 등은 주전경쟁에서 밀린 구도다. 경기 감각이 걱정이다.

구자철의 부상으로 국내파 중용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길을 제대로 잡았다. 못 뛰는 해외파보다 매주 그라운드를 누비는 K-리거들이 즉시전력감으로 더 나을 수 있다.

오른쪽 미드필더가 뜨거운 감자다. 조 감독은 한-일전(0대3 패)에서 이청용 자리에 구자철을 세웠다. 구자철은 전천후 플레이어다.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올초 카타르아시안컵에서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격, 5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대체 카드를 뽑아야 한다. 염기훈(28·수원) 고명진(23·서울) 이승현(26·전북) 한상운(25·부산) 등이 K-리그를 대표하는 자원이다. 전형적인 윙어인 이승현을 제외하고 염기훈 고명진 한상운 등은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수비라인의 수술도 불가피하다. 한-일전에서 왼발목을 다친 김영권(21·오미야)은 러닝을 시작했다. 빠르면 다음 주말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조 감독은 좌우측 윙백에도 K-리거의 발탁을 고심하고 있다.

한-일전이후 조광래호가 새로운 실험을 준비 중이다. 유럽파의 부상과 부진으로 대표팀 무게 중심이 K-리그로 흐르고 있다. 국내파들도 해외파보다 기량이 떨어진다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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