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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남 드래곤즈의 FC서울 원정전이 열린 날,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전남 유스 삼총사' 황도연(20) 김영욱(20) 이종호(19)가 나타났다.
이날 인천공항에서 뭉친 전남 유스들은 상암벌로 직행했다. '꽃미남' 김영욱은 또다른 스케줄을 위해 먼저 자리를 떴고, 황도연과 이종호는 동료들의 서울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이종호는 스페인전에서 보여준 동료들의 투혼에 대해 "그런 끈끈함이 원래 우리팀 분위기"라고 했다. 사실 지고는 못사는 '욕심쟁이' 이종호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다. 프랑스전 후반 교체투입돼 10여분간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 이번 대회 활약의 전부다. 물론 훈련과 현장 경험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지만 몸이 근질거린다. 장시간 비행이 피곤할 법도 하건만 "당장 또 운동 들어가야죠, 경기 뛰어야죠" 한다.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의 "독이 바짝 올랐을 것"이라는 말 그대로였다. 지동원(20·선덜랜드)의 광양제철고 1년 후배로 올해 프로무대에 첫 입성한 '광양루니' 이종호는 올 시즌 신인 기근에 시달리는 K-리그에서 기대를 모았었다. 남은 9경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낼 비장한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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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유스 삼총사의 귀환을 정 감독은 '천군만마'라고 표현했다. 여름내 승부조작과 주전들의 부상으로 선수층이 극도로 얇아졌다. 어려운 살림살이를 '패기'와 '투혼'으로 버텨왔다. 이들이 자리를 비운 7월 말 이후 최근 3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했다. 데얀과 고명진을 완벽 봉쇄하며 0-0 무승부가 유력했던 서울 원정에서 후반 48분 몰리나에게 눈물의 버저비터골을 허용하며 0대1로 패했다. 무패가도를 달렸던 6~7월, 시즌 최고 성적 3위에서 7위(승점32)까지 밀렸다. 물론 1-2위 전북(승점44)과 포항(승점40)을 제외하고는 3위 서울(승점36)부터 9위 울산(승점 28)까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안갯속 레이스다. 막내 이종호를 가능한 빨리 활용하고,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빛나는 오른발을 재확인시킨 김영욱도 조만간 투입할 계획이다. 코 부상 중인 황도연은 9월 이후 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