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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7. 김정우(29)가 상주 상무 유니폼을 벗고 소속팀으로 돌아가기까지 남은 시간이다. 말년 병장들에게 하루는 길기만 하지만 상무의 병장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다.
한달간 상주의 한 펜션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9경기 연속 무승 고리를 끊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지난달 23일 제주와의 K-리그 19라운드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며 6연패의 부진을 끊기는 했지만 승리에 목말라 있다. 절호의 기회가 왔다. 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과의 K-리그 20라운드에서 약 2개월만의 승리를 노린다.
김동해 상주 코치는 "김정우가 지난 제주전에는 미드필더로 나섰는데 성남전에는 공격수로 나서고 싶다는 뜻을 먼저 내비쳤다. 섀도 공격수로 나서지만 경기에서 최전방도 오가는 등 프리롤을 부여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정우가 득점을 꼭 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단다.
김정우가 이를 악 문 이유는 지난 3월 20일 열린 성남과의 올시즌 첫 대결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이날 상주는 김정우의 1골 1도움 활약으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김정우는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김 코치는 "당시 정우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골을 넣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몸놀림이 좋지 못했다"고 평했다. 김정우도 경기 직후 "경기력이 떨어졌다. 페널티킥을 실축한 후 나 때문에 경기를 망치는게 아닌가 걱정했다"고 말했다.
3월과 비교하면 김정우는 공격수로 한단계 더 발전했다. 문전에서의 침착함은 배가됐고 헤딩골도 곧잘 만들어낸다. 13골로 K-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생애 첫 득점왕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득점에 대한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득점선두 데얀(15골·서울)과의 골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해야 한다. 옛 스승과 옛 동료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해 성남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은 라돈치치와의 킬러 대결도 또 다른 관심거리다.
마지막으로 상주의 승리가 절실하다. 수비력이 약한 상황에서 믿을 건 공격력 뿐이다. 김정우가 승리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김정우가 친정팀에게 두 번째 비수를 꽂을 수 있을 지 관심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