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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꼭 올스타전을 열자."
K-리그 올스타 20명은 1일 파주NFC(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곰두리 축구단(뇌성마비 장애우로 구성)를 대상으로 축구 클리닉을 열었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처음에는 다들 얼굴이 굳었다. 생경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선수들은 올스타전이 없어졌기 때문인지 어색해했다. 차츰 시간이 흐르자 학생들과 교감했다. 미니게임을 할 때는 불꽃이 튀었다. 모두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K-리그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도 생겼단다. K-리그 14년차 이동국은 "선배들이 이뤄놓은 K-리그를 망쳐놓으면 안된다"며 "후배들에게도 K-리그에서 뛰는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올스타전 재개 의지도 강했다. 지난해 K-리그 최우수감독으로 올스타 감독에 선정된 박경훈 제주 감독은 "내년에는 올스타전이 열려 축제의 한마당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위기 속에서 대안도 엿봤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축구인은 "올스타들이 꼭 축구 경기를 통해 쇼맨십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봉사활동으로 다가서는 게 오히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경훈 감독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선수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축구라는 틀 안에 갇힌 선수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세상에 눈을 뜰 수 있다는 뜻이었다.
파주=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