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황제'호나우두, 루마니아전 통해 그라운드와 이별

'축구황제'호나우두가 8일 루마니아전을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2002년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는 호나우두. 스포츠조선DB.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8일(이하 한국시각) 상파울루에서 펼쳐진 루마니아전은 호나우두의 은퇴경기였다. 호나우두는 지난 2월 부상을 이후로 은퇴를 발표했다. 호나우두는 전반 30분 교체 투입돼 15분을 뛰었다. 브라질은 호나우두의 은퇴경기에서 프레드(브라질 플루미넨세)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브라질은 4일 벌어진 네덜란드전과 비교해 보다 공격적인 형태로 나섰다. 호비뉴(AC밀란)-프레드-네이마르(산토스) 3톱은 변함이 없었지만, 자드손(우크라이나 샤흐타르), 엘리아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산드로(토트넘)으로 구성된 미드필드진 완전히 물갈이 되었다. 수비진도 티아구 실바(AC밀란)대신 다비드 루이스(첼시)가 나섰으며, 골문은 훌리오 세자르(인터밀란)대신 빅토르(그레미우)가 지켰다.

브라질은 수비적으로 나선 루마니아를 시종일관 밀어붙였다. 그러나 결정력 부족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전반 21분 프레드의 골이 없었다면 다시한번 무승부를 거둘수도 있었다. 브라질이 골결정력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호나우두의 은퇴는 브라질팬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호나우두는 15분만 뛰었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축구계의 격언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불어난 체중때문에 예전만큼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순간순간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프타임에는 경기장 중앙에서 팬들의 환호에 답하며 화려한 은퇴식을 가졌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까지 세계축구계를 호령했던 호나우두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호나우두는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의 AC밀란과 인터밀란 등 유럽의 내놓라하는 명문클럽들에서 뛰었다. 커리어 통산 620경기에 나서 420골을 넣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세차례나 수상했다. 월드컵 통산 최다골(15골)도 호나우두의 몫이었다. 그러나 상대수비의 지나친 견제속에 당한 무릎부상은 그에게 더이상의 영광을 허락하지 않았다.

호나우두는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의 폭발적인 질주와 화려한 돌파는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박찬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