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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미담이 끊이지 않는 배우 강하늘(35)이 필모그래피 중 가장 파격적인 날것의 연기로 다시 한번 인생작 경신을 예고했다.
범죄 영화 '스트리밍'(조장호 감독, 베리굿스튜디오 제작)에서 한국에서 가장 핫한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을 연기한 강하늘. 그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스트리밍'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특히 '스트리밍'은 '믿고 보는 배우' 강하늘의 파격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전문 채널 스트리머 우상으로 변신한 강하늘은 극의 대부분을 상대 배우가 아닌, 실체가 보이지 않는 채널 관찰자들과 소통하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일당백 원맨쇼를 펼치며 '스트리밍'의 전반을 이끌었다. 때로는 불량스럽고 건방져 보이는 모습으로 전과 다른 얼굴을 연기한 강하늘은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쫓는 스트리머들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풀리지 않는 연쇄살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복잡다단한 우상의 얼굴을 다채롭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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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 속에서 우상 캐릭터 비중이 높지만 다른 캐릭터도 많았다. 다만 이 작품은 롱테이크, 원테이크 기법이 많았고 실제로 그런 기법을 내가 워낙 좋아했다. 내가 참여한 영화 작품 중에서는 이렇게 작업한 게 처음이었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 마지막 신을 그렇게 찍었다. 그때도 원테이크로 찍었는데 정말 좋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촬영 기법인데 '상속자들' 이후 만나기 조금 어렵더라. 그러다 '스트리밍'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감독에겐 이런 기법이 정말 모험이고 쉽게 시도하기 어렵지만 제대로 소화한다면 정말 신선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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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트리머를 연기하기에 앞서 캐릭터에 참고한 유튜버는 스트리머 김원과 디바제시카였다. 디바제시카는 사건을 설명하면서 사진을 띄우는데 그걸 우상 콘셉트로 가져왔고 김원의 분위기를 우상 캐릭터에 녹여내려고 했다"며 "스트리머에 대한 콘셉트만 가져왔을 뿐 우상은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려고 했다. 우상 내적인 모습에서 비호감으로 보이길 원했다. 그럴 듯한 거짓말 같기도 한데 진짜 같기도 하고 뭔가 허세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호감보다는 비호감을 주고 싶었다. '착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사이버 렉카에 대해서도 "우상을 연기하면서 이런 인물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걸 관객이 인지했으면 좋겠다. 내가 '우리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가져달라'고 말 하는 것 자체가 주제 넘는 일이지만 한 번쯤 내 주변, 그리고 이러한 영상 하나로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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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강하늘은 "'스트리밍'은 계속 카메라를 보고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나는 카메라 렌즈를 못 보는 트라우마가 있다. 지금도 여전히 그 트라우마가 있다. 이 영화는 카메라를 보며 연기를 해야 하니까 카메라를 보게 됐지만 실제로는 정말 카메라를 못 본다. 트라우마는 어렸을 때 드라마 촬영 때 생겼다. 신인 때였고 아무 것도 모를 때였다. 카메라 앞에 필터가 달려 있는데 그게 거울처럼 보였고 무의식적으로 그 필터를 보며 머리를 매만졌다. 그런데 그게 카메라 감독에게 굉장히 실례라고 하더라. 그때 살면서 제일 크게 욕먹었던 것 같다.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는 감독들도 많이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카메라를 못 보겠더라"고 웃었다.
주목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강하늘은 "어릴 때 딜레마가 있었다. 관심의 중앙에 들어가는 걸 정말 안 좋아하고 남들 앞에 서 있는 걸 못 버텨한다. 그런데 내가 하는 건 연기다. 연기를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부터 '내가 지금 뭐하는 것이지?'라며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정확한 스위치를 만드는 것이다. 배우 강하늘과 인간 김하늘(본명)의 스위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더라. 연기할 때 모든 상황은 강하늘로 스위치 온 하고 집에서 온전히 김하늘로 쉰다. 내 휴식 루틴이 집에 들어가면 휴대전화를 아예 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급한 연락이 와도 못 받는 경우가 있지만 온전히 김하늘로서 나의 행복을 찾아야 배우 강하늘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 계속 강하늘처럼 살았다면 금방 떨어져 나가지 않았을까 싶다"며 "집에서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한다. 뭘 한다기 보다는 아무런 연락 없이 내가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고 가만히 있고 싶으면 가만히 있는다"고 말했다.
'스트리밍'은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