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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손준호가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세 번째로 부부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역사 속 고종과 명성황후로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한 이점과 어려움, 그리고 서로의 배우로서의 장단점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모처에서는 뮤지컬 '명성황후'(제작 에이콤) 30주년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뮤지컬 계 잉꼬부부 김소현, 손준호가 자리했다.
특히 김소현은 손준호와 함께 리허설을 하던 중 강렬한 감정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제가 죽고 난 후 오케스트라 리허설을 보는데, 그 순간 현실처럼 와닿아서 무대 뒤에서 오열했다"며 "남편이 아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배우가 아닌 실제 가족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손준호 역시 "처음에는 아내와 함께 무대에 선다는 편안함을 느꼈지만, 이번 30주년 공연에서는 그들이 진짜 왕실 부부로서 어떻게 살았을지를 고민했다"며 "단순한 역사적 배경을 넘어, 그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무대에 녹이고 싶었다"고 전했다.
실제 부부로서 연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도 남달랐다. 김소현은 "남편이 10년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노래와 연기에 대해 가감 없이 코칭을 해준다. '오늘 연기가 작위적이던데?' 같은 솔직한 피드백을 듣지만, 그 덕분에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준호도 "부부라서 상대방의 컨디션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 라이브 공연에서 상대가 힘들어하면 호흡을 조절해주고 무대에서 최적의 퍼포먼스를 만들기 위해 보완해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장점이 많은 부부 공연이지만 단점도 있다고. 김소현은 "너무 익숙해서 상대의 컨디션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반대로 개인 시간이 부족한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손준호도 "연습실에서도 집에서도 모든 걸 공유하니 가끔은 거짓말할 수도 없는 게 힘들 때도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배우로서 서로를 존경하는 마음은 남달랐다. 김소현은 "손준호는 컨디션에 흔들림이 없는 배우다. 목감기에 걸려도 무대에서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런 멘탈이 부럽다"고 극찬했다. 손준호도 "김소현은 뮤지컬 배우를 넘어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서도 가장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열정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소현과 손준호가 출연하는 뮤지컬 '명성황후'는 30주년을 맞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는 30일까지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명성황후 역에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 고종 역에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 홍계훈 역에 양준모, 박민성, 백형훈이 출연한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