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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해의 문이 열리자마자 비엔날레 초청 작가 송대섭 화백(홍익대 미대 명예교수)이 세계적인 마라톤 영웅 서윤복 선수의 초상을 주제로 가로 1.2m, 세로 1.6m 크기의 대형 신작 3점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서윤복 선수는 1947년 세계 최고의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며,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코리아'를 전 세계에 알린 전설적 인물이다. 송 화백은 현대미술의 특징인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50여 년간 4천 회 가까운 국내외 전시로 세계적 평판을 쌓아왔다.
이번 작품은 "마라톤 영웅"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그의 치열한 작가 의식으로 재해석한 3연작이다. 송 화백은 3연작의 배경으로, 우리 현대사는 '갈등 속에 빚어진 역사'라며, 그 질곡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크게 두 차례의 극복 경험이 있으며 거기에 하나의 가능성을 더했다고 설명한다.
한 평론가는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으로 가득 찬 작가의 'Mud Flat' 연작에 담긴 생명력(vitality)과 지속성(sustainability)이 서윤복이라는 전설의 영웅담을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게 하여 더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울림으로 자리하게 할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 3연작은 단순히 과거의 위인을 기리는 것을 넘어, 현대인의 감성과 시대 정신을 반영하며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차원의 모뉴멘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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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송 화백과 기자의 일문일답.
―3연작을 구상하게 된 배경은?
"첫 번째는 1947년 서윤복 선수의 우승으로 한반도 전체가 '코리아'를 외치며 하나가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2002년 월드컵 축구 때, 우리 모두 한목소리로 '꿈은 이루어진다'를 외쳤고 실제 이루어졌죠. 그리고 세 번째로, 아직 멎지 않은 갈등을 다시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3연작을 구상했습니다."
―각각의 작품에 특별히 담긴 목소리가 있습니까?
"작품마다 따로 의미를 담기보다는 세 차례의 경험을 새긴다는 뜻에서 3연작을 구상했고, 세 작품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앞서 경험했던 '코리아'와 '꿈의 실현', 그리고 앞으로 이루어낼 영광의 순간 모두를 담고 싶었습니다. 오늘날 한반도를 사는 모든 세대가 누구나 갈등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힘차게 달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품 제작 취지를 널리 알리고 전시 계획도 있을 텐데.
"전시 계획은 따로 없습니다. 서윤복기념사업회에 세 점 모두를 기증하고, 각 작품을 한정판(19.2cm×26.1cm)으로 각각 170점씩 총 500여 점으로 제작하여 많은 사람이 소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한국이 낳은 마라톤 영웅을 세계적으로 기리는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과거와 현재를 관통해서 미래 세대까지 지속되어야 할 인간 정신의 승리와 아름다운 순간을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삶 안에서 가까이 두게 하려는 의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