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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전 세계를 사로잡은 최고의 걸작 '기생충'(19) 이후 6년 만에 신작을 들고 나타난 봉준호 감독의 SF 영화 '미키 17'이 공개를 두 달 앞두고 다시 한번 개봉을 연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키 17'은 한국 영화 최초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갱상, 국제영화상을 휩쓴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차기작이다. 얼음 세계 니플헤임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파견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에드워드 애쉬튼 작가의 2022년 발간된 소설 '미키 7'을 각색해 영화로 만들었다. 플랜 B의 디디 가드너와 제레미 클라이너, 봉준호 감독의 제작사 오프스크린 그리고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의 최두호 프로듀서가 제작에 나섰고 봉준호 감독의 첫 워너브러더스 작품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에겐 넷플릭스 영화 '옥자'(17) 이후 두 번째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자본으로 만드는 블록버스터다.
캐스팅도 역대급이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꼽히는 로버트 패틴슨이 '미키 17'의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쳤고 봉준호 감독과 '설국열차'(13) '옥자'를 함께하며 뮤즈로 떠오른 틸다 스윈튼,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로 글로벌 인기를 끈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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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국내에서는 설날 극장은 성수기 시즌으로 한국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었지만 해외 분위기는 달랐다. 해외에서 1월 개봉은 한국 설 연휴 특수와 관련이 없고 심지어 할리우드에서는 전통적인 비수기 시즌으로 2025년 1월 31일 개봉일을 발표한 '미키 17'에 많은 의문이 생겨났다. 제작 예산 1억5000만달러(약 1975억원)가 투입된 SF 블록버스터 '미키 17'이 저예산 영화들이 주로 선보이는 1월 극장에 개봉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워너브러더스가 봉준호 감독을 홀대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우려도 당연히 뒤따랐다.
자연스레 '봉준호 홀대' 논란에 시선이 쏠렸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도 지난달 워너브러더스가 '미키 17'에 큰 기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해 의혹을 키웠다. 버라이어티는 내부 소식통을 통해 '미키 17'의 개봉 연기가 심상치 않음을 시사, 워너브러더스가 다른 신작에 비해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을 '시큰둥'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고 이를 의식한 워너브러더스가 대변인을 통해 "그 영화('미키 17')에 열광하고 있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과 우려는 지난 4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 행사를 통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시네마콘 행사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은 엉뚱하고 스릴 넘치는 영화다. 세상을 구하게 되는 평범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며 낯선 형태를 지닌 영웅의 여정이다. 결과적으로 SF 영화지만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며 "제목 속 '17'이라는 숫자는 주인공 미키가 죽은 횟수다. 난 원작보다 미키를 10번 더 죽인 셈이다"고 특유의 재치를 보였다.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은 로버트 패틴슨과 첫 호흡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는 "로버트 패틴슨의 눈에는 말도 안 되는 멋지고 광기 어린 눈빛을 가졌다. 로버트 패틴슨이라면 미키의 다양한 변주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창의적인 배우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로버트 패틴슨 또한 "봉준호 감독은 내게 영웅과 같은 감독이다. 내 인생에서 읽은 SF 영화 시나리오 중 가장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그로테스크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작업하는 모든 것이 흥미로웠다"고 밝혀 팬들의 기대치를 다시 뜨겁게 달궜다.
이후 티저 포스터, 예고편 등 조금씩 베일을 벗은 '미키 17'에 전 세계 이목이 쏠렸고 반응 역시 뜨거워지자 워너브러더스는 논의 끝에 '미키 17'을 부활절(2025년 4월 20일) 시즌으로 개봉일을 다시 변경, 흥행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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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역시 10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미국은 부활절이 극장가 극성수기다. 많은 스튜디오가 개봉 날짜로 공을 들이고 있는 시즌으로 워너브라더스 역시 이 날짜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을 쏟았다"며 "'미키 17'은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전 세계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워너브라더스 또한 '미키 17'에 대한 흥행 자신감이 있어 부활절 시즌으로 개봉 시기를 옮겼다. 당연히 한국 최초 개봉 또한 연기될 예정이며 이는 워너브라더스와 최종 논의 후 다시 발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애쉬튼 작가의 신작 소설 '미키 7'을 각색한 '미키 17'은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그리고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했고 '기생충'의 봉중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25년 4월 개봉 예정.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