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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올해로 데뷔 32년 차를 맞은 배우 설경구가 단단한 자신의 작품관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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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영화 '박하사탕', '공공의 적', '오아시스', '광복절 특사', '실미도', '그 놈 목소리', '해운대' 등 수많은 대표작을 남기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 중에서 '박하사탕'에 대해 "저는 다시 못 본다. '박하사탕'은 노력해서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감독님도 대본을 많이 보지 말고, 현장에서 하나씩 만들어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비우고 갔는데 너무 부담스러워서 감독님 앞을 잘 안 돌아다녔다"며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야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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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선 "언제 그만둘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고, 매번 그렇게 답했다. 매번 저희는 안 불러주시면 설 자리가 없지 않나. 요즘 드라마나 영화도 상황이 안 좋다 보니, 경제적으로 생활이 막히는 배우들도 많다. 예전에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서 잊혀졌던 배우들이 나오는데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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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신에게 '지천명 아이돌'이란 수식어를 선물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에 대해 "촬영하면서 거부감이 많았다. 가슴골, 턱선, 팔뚝 부위마다 보여달라고 해서 속으로는 '뭐 저딴 게 감독이야'라고 생각했다. 전작이 누아르도 아니고, '나의 PS파트너'인데, 장르가 완전히 다르지 않나. 변성현 감독이 '딱 한 번만 자기가 해보라는 대로 해달라'고 부탁하길래 들어줬다. 처음에는 많이 부딪혔는데, 작품이 만들어지는 걸 보고 '아 하라는 대로 해도 괜찮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즉흥적으로 새롭게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차기작으로는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출연을 확정했다. 변성현 감독과 네 번째 작업을 함께하게 된 설경구는 "우리나라에서 배우가 감독이랑 네 작품 함께 한 건 아마 없는 걸로 안다. 네 작품을 하더라도 퐁당퐁당 건너뛰거나. 연속으로는 없는 것 같다. ('굿뉴스'는) 사실 빠질까도 생각했는데, '작품을 의리로 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하더라. 저야 불러주면 감사하다. 지금도 변성현 감독이 하라는 대로 하고 있다. 조형래 촬영 감독, 한아름 미술 감독, 변성현 감독과 함께 하고 있는데, '불한당' 팀이 다시 모여 원 팀처럼 함께 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신했던 팀인데, 지금은 가장 믿음이 가는 팀이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묻자, 설경구는 "나이를 잘 먹어가고 싶다. 일은 일이고, 저는 저대로 나이를 잘 먹고 싶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설경구는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의 가족'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보통의 가족'은 한국영화의 오늘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