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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이상민이 동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친척들은 이상민을 따뜻하게 맞아주며, 이상민이 좋아하는 반찬으로만 가득한 한 상을 준비했다. 이상민은 "이런 가족 모임은 처음이다", "가족 밥상은 처음 먹어본다"라며 눈시울을 붉혀 지켜보던 모두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그동안 이상민 없이 홀로 고향을 오가셨던 어머니. 그는 "나에 대해서 너무 궁금한 게 많은데 엄마한테 물어보는 게 좀 그랬다"라며 어머니 관련 서류들을 꺼냈다. 그때 이상민은 친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호적에 올려져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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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머님이 살아계실 거란 생각으로 서류를 중요하게 생각 안 했다"며 "외삼촌이 직계 동생이라 보호자 역할이 가능하시더라. 어머니 호적에 없어서 난감하고 걱정했을 때 외삼촌이 잘 도와주셔서 잘 마무리하고 어머니 잘 보내드렸다"고 했다.
이상민은 "그때 '가족이란 게 이거구나'라는 걸 느꼈다. 세상에서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게 중요한 거였구나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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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상민은 "저 태어났을 때 기억하시냐. 태어나고 2년 동안 이름이 없었다. 그때 호적에 안 올리고 부모님이 다퉜나보다"고 했다. 이에 큰 외숙모는 "아빠 쪽이랑 엄마 쪽이랑 서로 안 뺏기려고 다퉜다"고 했다. 당시 자주 이사를 했다는 이상민. 외숙모는 "안 뺏기려고. 그래서 이사를 많이 갔다"고 했다.
아버지가 4살 때 돌아가셨다는 이상민은 "기억에 아빠랑 산 기억은 없고, 아빠가 가끔 오셨을 때 바나나 등을 사오셨던 게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외삼촌은 이상민 아버지에 대해 "시멘트 사업을 했고, 피아노도 쳤다"고 하자, 이상민은 "아버지 쪽과 가까운 감성을 가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외숙모는 "어릴 때 보러 갔는데 아버지랑 아주 닮았다"고 했다.
그때 사촌누나는 이상민의 어린 시절 사진을 꺼냈다. 이상민은 자신과 엄마의 모습에 "엄마 젊었을 때 사진 처음 본다"며 눈을 못 뗐다.
특히 이상민은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빈소에서 들었던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다. 이모가 이야기 해줬다. 네 동생 죽었을 때 내가 수발 다 했다고 하셔서 '내가 동생이 있었다고?' 했었다"고 했다. 이에 외삼촌은 "친동생을 아냐. 대흥동 살 때 네 동생이 있었다. 상호다"며 "걔는 진짜 아버지 닮았다. 근데 얼마 안 돼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이상민은 "기억이 안나고 엄마가 나 안고 막 울던 기억만 있다"며 "지금까지 아빠가 돌아가셔서 나를 붙잡고 우는 걸로 기억했는데, '나한테 동생이 있었나'라는 궁금증만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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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누나는 "그런 말씀도 하셨다. '상민이가 내가 재혼하는 걸 싫어해서 나는 상민이를 위해서 끝까지 혼자 있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에 이상민은 "그게 가장 불효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상민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어머니가 '엄마 결혼해도 될까'라고 물었지만, 이상민은 '절대 싫다. 내가 평생 옆에서 잘해줄테니까 시집 가지라고 한 게 후회스럽다'고 했다고. 그 이후로 어머니는 재혼은 생각하지 않고 이상민만 바라보며 살았다고.
이상민은 "그동안 명절만 되면 쓸쓸했다. 우리 집에 오는 친척도 없었고, 엄마가 친척 만나러 가자는 말도 안 했다"며 "엄마가 나 낳고 아빠와의 관계 때문에 이사를 다니면서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제가 친척들과 교류가 있는 것도 불안하고, 숨기고픈 이야기를 친척으로부터 들을 까봐. 만나서 들어보니까 그렇게 이해가 된다"고 했다. 이상민은 "내가 모르던 사실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알게 된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잠시 후 가족들은 곧 다가올 이상민의 생일을 위해 미리 축하를 건넸다. 이에 이상민은 "가족이 주는 케이크는 처음 받아본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