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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젠지는 LCK의 최강자였다. 이들의 영원한 라이벌전, 서열 정리가 다시 한번 끝났다. 4개 시즌 연속 LCK를 제패하며 역사를 쓴 팀도 바로 젠지였다.
이번 결승전은 2018년 서머 시즌 KT롤스터와 그리핀의 결승 대결 이후 무려 6년만, 11개 시즌 만에 나온 결승 풀세트 접전이었다. 그만큼 두 팀의 대결은 치열했고, 우승을 향한 열망은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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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에는 '괴물'로 성장한 쵸비의 아우렐리온 솔을 두 차례 끊어내면서 T1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열을 가다듬은 T1은 3세트에는 압도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주면서 2대1로 젠지를 앞섰다. 연달아 세트스코어를 따내면서 T1이 기세를 타는 듯했다. 젠지가 도전중인 LCK 최초 4연속 우승 기록을 깨버릴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LCK에서만큼은 T1을 압도하고 있는 젠지의 뒷심이 역시 무서웠다. 4세트 카직스 깜짝 픽으로 T1을 당황케 하며 2대2 풀세트 접전을 이끌었다. 5세트 젠지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시종일관 T1을 압박하며 냉정하고 철저한 운영 능력을 과시했고, 42분 만에 T1의 넥서스를 무너뜨리며 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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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은 아쉽게 4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개인과 팀 연습에 차질을 빚었음에도 끝내 결승까지 올랐고 젠지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세우며 LCK의 양대 산맥임을 입증했다.
이제 두 팀은 오는 5월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 한국 대표로 나서 홈팀 중국(LPL)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국내에선 젠지가 LCK 최초 4연속 우승에 도전하면서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지만, 국제 무대로 눈을 돌리면 T1의 독주세이다.
T1은 지난해 서머 시즌에서 젠지에 0대3으로 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바로 이어진 롤드컵에서 LPL(중국) 3개팀을 연달아 물리치는 엄청난 기세로 역대 4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반면 젠지는 삼성 갤럭시 시절 2회 우승을 제외하곤 2021년과 2022년 연속 4강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8강에서 패퇴하는 등 LCK 최강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MSI에서도 T1은 각각 두 차례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 중이지만, 젠지는 지난해 첫 출전을 해서 4위에 그친 바 있다. '내수용' 팀이란 오명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징크스를 하루빨리 깨버리는 것이 젠지의 목표인 것은 분명하다. T1은 역대 3번째 MSI 제패에 나선다.
올림픽공원=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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