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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억'소리나고 '여성서사' 많으면 뭐하나..계속되는 男女 출연료 격차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4-01-31 07:01


[SC초점] '억'소리나고 '여성서사' 많으면 뭐하나..계속되는 男女 출…

방송가에서는 '여성 서사'가 업계를 주름잡고 있다고들 하고, 배우들의 억대 출연료로 인해 제작 환경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남녀 배우간의 출연료 격차에 대해서는 조용하다.

최근 급속도로 성장한 드라마 업계에서 배우들의 출연료가 수억 원 대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돌며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나 남성 배우들의 경우에는 출연료 5억 원 시대, 10억 원 시대 등 매년 상승하는 몸값이 화제가 되기도. 이정재나 김수현, 송중기 등 S급 배우들의 몸값은 매 작품마다 화제가 되며 수많은 '설'을 낳기도 했다.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촬영 중인 이정재는 회당 10억 원을 받는다는 보도가 있었고, 김수현은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인 '어느 날'에 출연하며 5억 원 대의 출연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여기에 송중기도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 출연하며 수억 원 대의 출연료를 받았다고 했으니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셈이다.

최근 사단법인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이하 한제협)는 연기자들의 출연료 상승으로 인해 총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송 관계자는 "주연은 '억'소리가 아니라 회당 '10억' 소리가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제작사 대표는 "최근 캐스팅을 진행하는데 회당 출연료를 4억 원, 6억 5천만 원, 7억 원을 불렀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여성 서사 드라마가 줄줄이 성공을 거두며 업게에서는 여성 서사를 내세운 드라마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최근 방송가만 하더라도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TV CHOSUN '나의 해피엔드' 등 태반이 여성 서사 작품이다. 그러나 업계 전반적으로 오른 출연료의 수혜를 여성 배우들이 입기는 아직 어려운 듯하다. 여전히 남녀 배우간의 출연료 격차는 극심하게 벌어져있기 때문. 실제로 억대 출연료를 받을 수 있는 여성 배우는 특S급으로 분류되는 송혜교, 전지현 등 소수의 배우들 뿐이다. 여배우의 경력이 더 길고 인지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남배우의 출연료 상승률에는 비할 수 없는 정도. 매니지먼트사 등에서도 "잘되는 신인 남자 배우를 빨리 키우는 것이 더 돈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여성 배우들의 출연료가 화제가 되기도 하면서 억대 출연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수억 원의 출연료를 받는 배우들은 극소수다. 최근 한 매체는 박은빈이 새 드라마 '하이퍼 나이프'에서 회당 3억 원의 출연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사와 소속사 양측은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한 것. 박은빈은 실제로는 출연료를 논의할 정도의 상황도 아니었음에도 억대 출연료가 언급됐다는 이유만으로도 폭격을 맞은 셈이다.

박은빈에 앞서 아이유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출연료가 회당 5억 원에 달한다는 황당한 보도로 인해 해명한 바 있다. 아이유 측도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즉각 대응을 했다. 아이유 역시 드라마 업계에서는 확신의 '편성 배우'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출연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던 바 있다.

아이유와 박은빈은 드라마 업계에서 여성 배우만으로도 편성이 가능한 이례적인 배우들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의 출연료가 3억 원에서 5억 원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었다면, 남자 배우들은 여기에 배 이상의 호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 최근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은 남자 배우의 경우 사극을 제안받고 회당 2억 원의 출연료를 언급했다는 점에서도 두고 두고 회자가 되기도 했다. 인지도와 연기력, 경력에서 전혀 떨어짐이 없는 여배우들과 비교했을 때도 남자 배우들의 몸값 상승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광고 판매, 편성 등에서는 남성 배우의 영향력을 무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출연료 격차를 인정하지만, 여배우가 캐스팅이 되어 있더라도 어떤 남자 배우가 붙느냐에 따라 드라마 제작이 확실하게 결정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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