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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탕웨이(43)가 청룡영화상 개최 이래 첫 외국인 여우주연상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는 "올해 여우주연상 시상을 맡은 문소리 선배가 내 이름을 말하기 전까지 정말 내가 받게 될 줄 몰랐다. 내 이름이 호명되기 전 남우주연상 발표 때 이미 박해일이 수상하지 않았나? 그래서 더 내 수상을 예측할 수 없었다. 너무 뜻밖이었고 내 이름이 무대에서 터져 나온 순간 '내가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이런 일이 일어나지?' 싶었다"며 "'헤어질 결심'은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와 스타일을 발굴하고 새로움을 느낀 작품이었다. 게다가 관객과 평단의 큰 관심과 사랑, 인정까지 받은 작품이었다. 여기에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까지. 정말 좋다"고 웃었다.
'헤어질 결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탕웨이다. 지난 5월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6월 개최된 국내 언론·배급 시사회를 정신없이 소화한 이후 곧바로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탕웨이는 줄곧 '헤어질 결심'의 모든 배우, 제작진을 향한 그리움도 잊지 않았다.
수상 당시 못다 한 소감도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싶다는 탕웨이는 "촬영 중 나를 항상 도와주고 응원해준 '만추'의 프로듀서 유은정, 대학 후배 장원, '황금시대'(14, 허안화 감독)로 만나 지금까지 함께한 러쉬에메이, 내가 촬영 중 다리를 다쳤을 때 매일 왕복 4시간을 태안까지 운전해 와서 나를 치료해준 선우윤영 의사, 집안일을 챙겨준 선자 언니까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은 모두 이들이 만들어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중국의 여배우 탕웨이는 실제로 청룡영화상과의 인연도 깊은 배우다. 첫 한국 영화 출연작 '만추'(11, 김태용 감독)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탕웨이는 11년 만에 다시 찾은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 주인공으로 선정돼 전성기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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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는 "정말 인연은 특별하다. 11년 전 제4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을 때 하정우가 시상을 해줬고 올해 청룡영화상에서도 문소리 선배와 함께 하정우가 시상에 올라 내 이름을 불러줬다. 또 11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였을 때 박해일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때 이뤄지지 못한 박해일과 만남이 11년 뒤 '헤어질 결심'으로 함께 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모든 게 하늘의 뜻이 아니겠나?"라며 곱씹었다.
이어 "청룡영화상 정말 잊을 수 없었다. 축하 무대를 만끽한 고경표는 모든 사람에게 해피바이러스였고 나도 그의 모습과 리듬에 맞춰 구두 앞코를 까딱까딱 움직이며 즐겼다. '헤어질 결심' 팀의 들썩들썩한 흥에 뒤에 앉아 있던 관객은 마치 파도가 출렁이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박해일을 사이에 두고 이정현과 내가 고개를 기울여 셀카를 찍은 것도 특별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모였지만 다들 하나도 안 변했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마치 졸업 후 동창생들이 모여 공연을 보는 기분이었다. '헤어질 결심' 팀 모두가 무대에서 서로 손을 잡고 서 있는 순간 우리의 소원이 이뤄졌다. 이보다 더 완벽한 졸업식이 있을까 싶다. 내 마음속 동경해 온 한순간이다. 아쉽게도 교장 선생님인 박찬욱 감독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말이다"고 추억을 품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