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끌고 홍진영 밀고…세계로 나아가는 트로트[SC초점]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2-12-19 15:01 | 최종수정 2022-12-20 07:2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제는 '탈 트로트' 시대다.

한때 중장년층의 전용 문화, 혹은 성인 가요로만 치부됐던 트로트가 장르와 이미지의 한계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바야흐로 '글로벌 트로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선봉에 선 것은 누가 뭐래도 임영웅이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얼굴을 알린 임영웅은 트로트를 넘어 대한민국 가요사를 다시 쓸 정도의 기록을 세워가고 있다. 그는 올해 5월 발표한 정규 1집 '아임 히어로'로 초동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 한국 솔로 가수 최초의 초동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다. 또 5월부터 8월까지 첫 번째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를 개최,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21회 공연을 진행하며 1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더니 트로트 가수 최초이자 솔로 가수 중 2번째로 고척돔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세를 몰아 임영웅은 2023년 2월 11일과 12일 양일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씨어터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3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돌비 극장은 2002년부터 오스카상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려왔던 곳으로, 셀린디온 더 칙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등 세계적인 공연이 개최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상징적인 극장 중 하나에서 대한민국 가수가 단독공연을 연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양일 공연이 전석 매진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홍진영도 본격적인 해외 활동을 예고했다. 홍진영은 4월 발매한 '비바 라 비다'로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9위를 차지한데 이어 아이튠즈와 아마존 뮤직까지 글로벌 빅3 차트에 진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홍진영은 아예 영어 신곡 '걸 인 더 미러'를 발표했다.

'걸 인 더 미러'는 훅 있는 멜로디, 생동감 넘치는 경쾌한 사운드와 과감하고 묵직한 베이스, 홍진영의 호소력 짙은 보이스가 어우러진 곡이다. 디즈니뮤직 퍼블리싱팀 전속 작곡가인 싱어송라이터 노에미 르그랑, 싱어송라이터 도터, 작곡가 디노 메단호직 등 글로벌 뮤지션이 협업하고 미국 팝가수 프롤리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홍진영의 글로벌 활동을 위한 첫 시작에 힘을 보탰다.

이 곡은 아마존 뮤직에서 무버스 앤 셰이커, 핫 뉴 릴리즈 인 인터네셔널, 베스트 셀러, 핫 뉴 릴리즈 1위를 휩쓸며 막강한 글로벌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홍진영은 내년 미주투어를 진행하며 트로트의 세계화에 앞장선다.


TV조선 '복덩이들고'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송가인과 김호중도 있다. 송가인은 3일 LA에서 '2022 연가 미국 콘서트-다시 만난 우리 기다림 끝에'를 개최했고, 김호중은 세계 3대 테너인 플라시 도밍고와 듀엣 공연을 펼치고 대한민국 최초로 이탈리아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 재단 홍보대사로 지명되는 등 탄탄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처럼 트로트의 세계화가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우선 K팝의 세계화가 밑바탕이 돼줬다. 방탄소년단을 기점으로 K팝은 더이상 팝시장에서 마이너 뮤직이 아닌, 주류 음악으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차트와 미국 3대 음악시상식을 휩쓴 방탄소년단의 활약 이후로도 블랙핑크 세븐틴 NCT 몬스타엑스 등 K팝 그룹들이 속속 북미권 및 유럽 시장에 진출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전세계적으로 K팝에 대한 높은 호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아이돌 음악을 넘어 트로트 국악 등 K팝 전반에 대한 글로벌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맞춰 트로트도 변화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뽕짝 리듬'에서 탈피, 다양한 장르로 변주를 시도하며 세대 교체를 이뤄내고 있다. 임영웅이 가장 적절한 예다. 임영웅은 트로트를 넘어 발라드 힙합 R&B 모던록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올라운더의 면모를 보여줬다. 홍진영 또한 세미 트로트곡인 '사랑의 배터리'로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정규 발라드, 오리지널 팝곡 등에 도전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갖게된 것.

트로트라는 장르의 벽을 깨고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가수들의 앞날에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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