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손흥민, 월드클래스 아니야. 변함無"..외친 父손웅정 감독의 속뜻('유퀴즈')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12-15 08:57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월드클래스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흥민이, 월드클래스 아니다"라고 했던 발언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손웅정 감독은 1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손흥민을 월드클래스 축구선수로 키워낸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손웅정 감독은 "(월드컵 경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날 정도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어떻느냐"는 유재석의 질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더 앞선, 내가 볼 때는 정말 선수들이 사력을 다한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손웅정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게 국민들과 축구 팬들이 엄청난 성원과 힘, 사랑을 보내주시기 때문에 거기서 선수들이 사력을 다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나 싶다. 그게 축구발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손웅정 감독은 2세에게 축구를 강요할 생각이 없었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던 차에 손흥민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에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고. 손웅정 감독은 "어린 애지만 나도 보험을 들어야 하지 않겠나. '힘든데 하겠느냐'고 3번을 물어봤고, '하겠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실력은 손웅정 감독의 기본기 훈련에서 시작된 것.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기본기 훈련을 했다고. 손웅정 감독은 "축구인들이 보면 날 손가락질 하겠지만, 기본기를 해야 하는 애들을 데리고 기본기는 무시하고 경기를 한다. 경기만 하면 좋은데 성적을 내게 한다. 그게 누구를 위한 성적이냐. 잘못된 거다. 애들이 어려서 혹사당해 프로에 진입해야 될 나이에는 수술대에 오르는 문제가 생긴다. 흥민이도 슈팅 연습한 게 18세 이후다. 어린 애들은 관절과 근육이 어려서 공을 멀리 강하게 때리는 건 안 된다. 축구를 시작하는 부모님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멀리 보지 않으면 가까이에 근심이 있다. 내 자식이 축구를 하는데 멀리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웅정 감독은 손흥민의 유럽 프로리그 진출에 한국 생활을 접고 함께 독일로 갈 정도로 '손부삼천지교' 생활을 이어갔다. 생활이 어려울 때였지만, 그럼에도 아들을 위해 함께한 것. 또 손웅정 감독은 손흥민이 프로리그에서 데뷔골을 넣었을 당시 "며칠간 망각증에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너무 두려웠다"며 손흥민이 도취되는 것을 경계해왔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손웅정 감독의 지원 아래 토트넘으로 이적 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주장,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FIFA 푸스카스상까지받으며 '월드 클래스' 축구선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손웅정 감독은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며 화제가 되기도. 손웅정 감독은 여전히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내 자식이라 보수적으로 보는 것도 있겠지만, 늘 흥민이의 축구가 10%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흥민이가 득점왕이 됐을 때도 내가 말했다. 우리가 '전성기'라고 하면 가장 좋아하지 않나. 근데 개인적으로는 '전성기'란 내려가라는 신호 같다. 단, 내려갈 때 아름답게 내려가면 된다. 흥민이가 나락으로 떨어지면 팬들이 허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영원한 것은 없다. 젊어서 잠깐이다. 거기에 도취되면 안 된다"는 속뜻을 내비쳤다.

또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손웅정 감독은 "흥민이가 어린 나이에 유럽에 진출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축구를 하는데 부모로서는 그것 또한 감사하게 생각하고 고생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고마운 생각이 많이 든다. 본인이 좋아서 하긴 했지만 어떠한 상황이 와도 이겨내고 그 세계에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을 눈으로 보지 않았나. 여태껏 표현한 적 없는데 그놈에게 내가 고맙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또 "흥민이가 은퇴할 때쯤이면 '그동안 고생했다. 네 꿈도 이루고, 내가 못 이룬 꿈을 네가 이루어서 나는 너한테 고맙다'고 얘기할 거다. 개인적으로 자식이지만 흥민이에게 고맙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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