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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대배우' 이순재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뚜렷해지는 오래된 것의 아름다운 가치로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또 한 편의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탄생시켰다.
이순재의 굳은 의지에도 대본을 보던 그의 기억은 또다시 과거로 돌아갔다. 사망한 대표 왕태자(이황의)와 해고된 이사 장명애(심소영)가 그의 매니저였던 20여 년 전이었다. 태자가 죽었다는 사실에 혼란에 빠진 그는 충격을 받아 대기실 문을 걸어 잠그고 꼼짝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 투자사는 그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겠다며 촬영 현장으로 오고 있었다.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명애뿐이었다. 이런 상황의 심각성도 모르고 해준이 명애의 복직을 가벼이 운운하자 화가 난 천제인(곽선영) 팀장은 "네가 가진 돈 때문에 눈치 보고 무서워하는 사람은 있어도 존경하는 사람은 없다"고 호통쳤다. 뼈아픈 '팩트 폭격'에 깨달음을 얻은 해준은 제인과 함께 명애를 찾아가 "존경받는 상사가 되고 싶다"는 진심으로 차가웠던 그녀의 마음을 돌렸다. 그렇게 현장에 나타난 명애는 기지를 발휘해 상황을 일단락시켰다.
아직도 후배들에게 "대본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 좋다"라며 대사를 모두 외우라고 조언하는 이순재. 이 연기 비결을 전수받았던 은결은 "벌써 제 대사까지 다 외우신 거냐"라는 임기응변으로 순재의 실수를 무마했다. 그렇게 모든 현장이 정리되고, '마에스트로' 역을 맡은 이순재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합주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그 위로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뚜렷해지는 건 추억으로 덧칠하기 때문이야. 좋은 기억은 더 아름답게 칠해지고, 후회되는 기억은 가슴에 돌처럼 내려앉아 있지. 혹시라도 후회하는 게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해"라는 순재의 대사가 흘렀다. 60년이 넘도록 한 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연기 열정을 불태워온 대배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가슴 깊은 곳까지 울림을 전파했다.
그러나 후회로 얼룩진 메쏘드엔터 매니저들의 위기는 절정에 치달으며, 최종회만을 남겨둔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최종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마태오(이서진)는 아내 송은하(정혜영)가 내놓은 텅 빈 집을 둘러보며 후회의 눈물을 쏟았다. 강희선(황세온) 걱정에 눈이 먼 김중돈(서현우)은 그녀의 데뷔작인 오훈(노민우) 감독의 작품이 '49금'이라는 소문을 퍼트렸고, 결국 투자 철회로 영화 제작이 중단됐다. 매니저의 자격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던 소현주(주현영)는 결국 고향 부산행을 택했다. 그리고 제인은 죽어서도 후회하고 싶지 않아 진심을 전한 끝에 이상욱(노상현)과의 재회에 성공했지만, 방송 말미 공개된 최종회 예고에서 '임테기'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 포착돼 또 다른 변곡점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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