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美시상식까지"…청룡 6관왕 박찬욱 '헤어질 결심', 골든글로브 후보 선정→오스카 청신호[SC이슈]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12-13 10:18 | 최종수정 2022-12-13 10:2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43회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을 휩쓴 'K-영화'의 자부심, 서스펜스 멜로 영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모호필름 제작)이 마침내 미국 시상식에 후보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면서 트로피 사냥에 나섰다.

오는 2023년 1월 10일(현지 시각) 개최되는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에서 주최하고 매년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이다. 매년 영화와 드라마에서 최고의 작품, 배우를 선정해 시상하는 권위의 시상식으로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한 달 앞서 개최돼 '아카데미 전초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 시상식 측은 12일(현지시각) 내년 열릴 시상식 후보 리스트를 발표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내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한국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노미네이트돼 국내는 물론 해외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중화권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는 탕웨이와 충무로 명품 배우 박해일이 호흡을 맞췄고 무엇보다 '올드보이'(03)를 통해 원조 월드 스타로 등극한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16) 이후 6년 만에 한국 영화로 컴백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헤어질 결심'은 지난 5월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였다. 영화 '취화선'(02,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칸영화제 감독상의 영예를 안게된 박찬욱 감독. 앞서 그는 '올드보이'로 2004년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박쥐'로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여기에 '헤어질 결심'으로 올해 칸영화제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한국 영화인으로 칸영화제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우며 명실상부 '칸의 남자' '깐느 박'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헤어질 결심 팀이 기뻐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1.25/
올해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등극한 '헤어질 결심'의 수상 기록은 상당했다.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지난달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탕웨이), 갱상(정서경·박찬욱), 음악상(조영욱)까지 무려 6관왕을 휩쓸었다. 뿐만 아니라 춘사국제영화제, 부일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대종상 ,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등 작품상을 비롯해 굵직한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헤어질 결심'은 뉴욕 영화제, 미국 판타스틱 페스트,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헤어질 결심'은 지난 6일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선정한 2022년 10대 영화로 꼽혀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스는 "'헤어질 결심'은 강렬한 오프닝과 더불어 박찬욱 감독만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관객을 단번에 현혹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느낌과 동시에 사정없이 마음을 흔들며 심장을 붕괴시킨다"며 영화의 압도적인 미장센과 강렬한 여운에 찬사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LA타임스(Los Angeles Times)는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 줬으며, 한국 영화를 대표해 오스카 레이스에 뛰어들 '헤어질 결심'은 은은한 감성과 풍성한 쾌감을 선사하는 밀도 높은 누아르다", 인디와이어(IndieWire)는 "올해 가장 로맨틱한 영화", 더 리빌(The Reveal)은 "'헤어질 결심'은 폭발적인 열정과 감정, 그리고 수려한 미장센과 같은 박찬욱 감독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속이려는 인간의 미스터리한 심리와 행동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롤링 스톤지(Rolling Stone)는 "'헤어질 결심'에는 박찬욱 감독의 탁월한 도약과 미학이 가득 담겨 있다"고 전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헤어질 결심'은 미국 유력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Indiewire)를 비롯한 버라이어티(Variety), 할리우드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뉴욕매거진(New York Magazine) 등 외신에서 내년 3월 열리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 유력 후보로 예견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헤어질 결심'이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후보로 지명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부문은 2021년 수상작인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와, 2020년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등 한국 출신 감독과 배우의 활약이 돋보인 작품들이 연달아 수상의 영광을 안으면서 화제를 모은 부문이다. 이밖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9년 수상), 이안 감독 연출의 '와호장룡'(2001년 수상),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1994년 수상) 등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한 반응을 일으켰던 유수의 작품이 수상했다. '헤어질 결심'이 한국 영화 중 최초로 수상한 '기생충'에 이어 두 번째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헤어질 결심'과 함께 내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선정된 작품은 독일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드워드 버거 감독), 아르헨티나 영화 '아르헨티나, 1985'(산티아고 미트레 감독), 네덜란드·프랑스·벨기에 영화 '클로즈'(루카스 돈트 감독), 인도 영화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SS 라자몰리 감독) 등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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