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서래(탕웨이)와 해준(박해일)의 숨겨둔 사랑이 이뤄졌다. '청룡영화상'에서 말이다.
MC 김혜수도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안개'의 무대가 끝난 후 김혜수는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축하무대를 보며 영상도 촬영하면서 즐기고 있다가 '안개'가 나오는 동시에 다시 서래가 되더라. 너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고 탕웨이는 객석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한 탕웨이는 우선 "이거 너무 좋아요"라는 한국어로 운을 뗐다. '헤어질 결심'의 대본을 들고 정서경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탕웨이는 "배우는 평생 하나의 좋은 시나리오, 좋은 캐릭터를 기다리며 산다. 몇달, 몇년, 심지어는 몇십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내가 송서래라는 사람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엄마 아빠 지금 나를 보고 있다면 휴대폰을 꺼달라. 눈을 보호해야 앞으로 내가 찍을 영화들을 보실 것 아니냐"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
때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 관계를 시상식에 불참한 박찬욱 감독은 김신영에게 전달을 부탁한 소감에서 "참석하지 못해 원통하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헌트'도 두각을 나타냈다. 신인감독상과 촬영조명상, 편집상까지 3개 부문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재 감독은 영국 런던에서 촬영중인 관계로 시상식에 불참해 정우성이 대리수상에 나섰다. 이를 위해 무대에 오른 정우성이 품에서 휴대폰을 꺼내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영국에 있는 이정재와 직접 전화통화를 시도한 것. 다행히 전화를 받은 이정재는 정우성과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며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의외의 수상자도 나왔다. 신인여우상 부문은 치열한 각축을 벌였지만 대중들은 이름값이 높은 '브로커' 이지은(아이유)의 수상을 점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날 신인여우상 트로피는 '불도저에 탄 소녀'의 김혜윤이 거머쥐었다. 수상자가 호명되자 가장 놀란 것은 김혜윤 본인이었다. 그는 얼떨떨한 얼굴로 동료 선후배의 축하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 "요즘 연기를 하며 무섭고 두렵고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하는 걱정과 근심이 많았다. 내가 연기를 잘 하고 있는건지 물음표가 많이 생겼었다. 그런 물음표들이 이 자리를 통해 느낌표로 바뀌었다"고 인상 깊은 소감을 전했다.
|
|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제43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최우수 작품상 : '헤어질 결심' (모호필름)
-감독상 : 박찬욱 ('헤어질 결심')
-남우주연상 : 박해일 ('헤어질 결심')
-여우주연상 : 탕웨이 ('헤어질 결심')
-남우조연상 : 변요한 ('한산 : 용의 출현')
-여우조연상 : 오나라 ('장르만 로맨스')
-신인남우상 : 김동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신인여우상 : 김혜윤 ('불도저에 탄 소녀')
-신인감독상 : 이정재 ('헌트')
-갱상 : 박찬욱 정서경 ('헤어질 결심')
-촬영조명상 : 이모개 이성환 ('헌트')
-편집상 : 김상범 ('헌트')
-미술상 : 한아름 ('킹메이커')
-음악상 : 조영욱 ('헤어질 결심')
-기술상: 허명행 윤성민 ('범죄도시2')
-청정원 단편영화상 : 유종석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
-청정원 인기스타상 : 고경표 이지은 임윤아 다니엘 헤니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범죄도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