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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D.P.'로 군대의 어두운 면을 다룬 한준희 감독이 이번에는 '약한영웅'으로 10대의 정서를 그렸다.
'D.P.'로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작품상을 석권한 한준희 감독은 '약한영웅'에는 크리에이터로 참여, 작품의 완성도를 100%로 꽉 채웠다. 특히 세 인물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탄탄한 기승전결로 펼쳤다는 반응이 많다. 실제 수치로도, 2022년 웨이브 유료 가입자 기여도 1위, 웨이브 '오늘의 TOP 20' 연속 1위 등을 기록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진짜로 예상 못 했고 걱정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감독님도 배우들도 많이 알려지시진 않아서 걱정했었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인 것 같다"라며 "공감을 많이 해주신 것 같다. 장르적이지만 보편적인 이야기다. 콘셉추얼한 이야기나 본 적 없는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라 차분한 학생들의 이야기다"라고 했다.
원작과 차별화를 둔 점으로는 "웹툰은 상상을 더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영상물은 더 직관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명확하게끔 정서를 제공해야지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원작에서도 되게 멋있고 분명한 이유가 있지만, 영상으로는 세세한 갈등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관계에 있어 재정립을 했다. 세 인물 다 이해가 됐으면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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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메시지를 녹여내기 위해 중점을 둔 포인트는 '캐스팅'이라고. "캐스팅을 가장 중점을 둔다"는 한 감독은 "그걸 녹여주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의 몰입도를 올리는 부분이다. 한 감독은 박지훈 연기에 대해 "촬영 초반인데도 '박지훈은 어떻게 이렇게 읽지?'라고 놀랐다. 1부 편집본 보는데, 본인의 뺨을 때리고, 정신을 차리려 노력하고, 다시 발성을 잡아서 무심하게 툭 던지는 모든 순간의 표정을 보면서 '아, 됐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에서 연시은이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이어 최현욱과 홍경에 대해서도 "최현욱은 매력이 뛰어나고, '저 사람 궁금한데?'라는 게 있다. 홍경은 배우에게 제일 중요한 덕목일 수 있는데 연기를 너무 잘한다. 그 연배에 그 정도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한다. 너무 힘들었을 텐데 잘 해낸 것 같다. 각자 다른 종류의 특장점이 있는 배우들이라 유수민 감독님이 원활하게 조율을 잘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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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의 학교 버전이라는 평가에 대해 "'D.P.를 잘 봐주셨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D.P.'에 이어 '약한영웅'까지, 군대와 남자고등학교 등 젊은 남자들이 겪는 불편한 상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한 감독은 "데뷔작도 그렇고, 여자주인공이었던 영화도 있었다. 성별에 대해서 고민들을 한다기 보다, 또 남자 이야기라 끌린다기보다는, 20대 후반과 초중반 이야기를 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20대 중후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다른 종류의 여자 청춘들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어떤 인물에 꽂히는가'가 성향인 것 같다"고 전했다.
2015년 장편 상업영화 '차이나타운'으로 데뷔한 한 감독은 그해 '차이나타운'으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진출하는가 하면, 영평상에서 10대 영화상을 받고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19년 영화 '뺑반'으로 흥행에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첫 연출 드라마인 'D.P.'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얻은 바다. 이어 '약한영웅'을 통해서는 크리에이터로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재증명했다. "저도 제 영화 잘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보고 싶은 영화를 (크리에이터로) 함께 하는 것도 즐거운 것 같다. 함께 가져갈 수 잇는 성취가 있다.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모두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