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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신경수 연출)를 집필한 민지은 작가가 작품의 탄생 비하부터 캐스팅에 대한 만족도까지 모두 털어놨다.
'소방서 옆 경찰서'는 어떤 드라마 인가?
"'소방서 옆 경찰서'는 범죄, 재난, 위급, 응급의 순간에 최초로 출동하는 First Responder (최초대응자)들을 그린 드라마다. 그 누구도 가고 싶지 않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처참한 사고 현장, 불길이 이는 화재현장 그리고 잔혹한 범죄현장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소방관, 경찰관들의 이야기이다."
"'소방서 옆 경찰서'라는 아이템을 제일 처음 떠올린 건, 부산에서 실제로 바로 옆에 붙어있는 소방서와 경찰서를 목격한 순간이었다. 밤늦은 시각,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던 것. 그 순간, 새벽까지 불을 밝힌 그곳에서 타인을 위해 밤낮없이 출동하는 소방관들과 경찰관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늦은 밤 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소방관과 경찰관, 그들이 피곤함을 달래는 컵라면 하나를 놓고 동네 슈퍼에서 만난다면, 말 한마디 없어도 통하는 사이가 아닐까? 그들의 땀냄새, 인간냄새 가득한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24시간 당직과 밤샘의 밤을 지새우며, 타인을 지키기 위해 청춘을 갈아 넣은 그들의 삶에 서로는 어떤 존재일까. 때로는 각자의 신념과 원칙이 달라 갈등하고 싸우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위로와 위안이 되어주기도 하지 않을까. 마치, 오늘 아침 싸웠다가도 저녁때가 되면, 따뜻한 밥 한 공기 먹으며 다 풀려버리는 한 식구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그런 상상들 속에서 취재를 시작해, 작품을 집필하게 됐다."
"2009년부터 만들어놓은 사건 폴더가 있다"라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의 집필 과정도 '사건 폴더'에 있던 내용인지?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사건사고들, 과거의 이슈들, 뉴스거리들 심지어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 들은, 그들이 겪은, 보고 들은 모든 이야기들 중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건(에피소드)들을 정리해놓는 폴더가 있다. 현재도 점점 용량이 늘어나고 있고, 그 폴더가 나에게는 사건의 화수분이 되어주고 있다. 또한 현재 현직에 계신 소방관, 경찰관, 그리고 국과수분들과의 취재 역시 매 회의 사건들을 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한 캐릭터와 김래원, 손호준, 공승연의 싱크로율은?
"캐릭터를 기획하면서 각 주인공들의 MBTI를 가상으로 작성했었다. 진호개는 ENTP, 봉도진은 ENFJ, 송설은 ISFJ이다. 진돗개, 불도저 그리고 푸르고(송) 흰 눈(설) 같은 송설까지, 세 배우분들의 캐스팅은 싱크로율에서 100%를 넘어 1,000%라고 이야기해도 부족할 것 같다."
'검법남녀'에 이어 '소방서 옆 경찰서'도 공조 이야기다. '공조 이야기'만이 지닌 매력이 있다면?
"자신만의 분야에서 고도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공조하는 이야기의 매력은 그들이 갈등하면서도 동일한 목표를 향해서는 '공조'한다는 데 있는 것 같다. 갈등하는 이유는 서로의 직업적인 신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지킨다는 큰 목표는 동일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끈끈한 공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방서 옆 경찰서'는 이미 시즌 2 편성이 확정됐다. '소방서 옆 경찰서'가 시즌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매 년마다 경찰서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는 약 1300만 건, 소방서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는 약 1000만 건에 달한다고 한다. 그 수많은 사건들 속에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 욕망, 애정, 증오 등등 다양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관들은 그 순간에 대응하고, 사건을 해결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그 수많은 출동의 순간들이 존재하는 한, 시즌제로서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사건들을 함께 겪으며 우리의 주인공들 역시 성장하고 변모해나가게 된다. 시즌제를 통해 그 과정을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보여주고 싶어, 시즌제로 집필을 하게 됐다."
제작발표회 때 김래원이 시즌2에서 민호개와 송설의 러브라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즌2에서 진호개와 송설의 러브라인을 기대해도 좋을지?
"범죄자는 실컷 잡아봤지만 마음에 품은 여자는 잡는 법을 모르는 경찰, 화재는 수도 없이 진압해봤지만 내 마음에 난 불은 끌 방법을 모르는 소방, 타인의 상처는 잘만 치료하면서 내 심장의 상처는 치료법을 모르는 구급대원이 있다. 경찰도 불나면 119를 불러야 하고, 소방도 범죄를 당하면 112를 불러야 하는데, 그들은 서로를 부를 수 있을까? 시즌제에서 추후 시즌 러브라인의 향방은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숙제가 아닐까 한다."
앞으로 남은 '소방서 옆 경찰서'의 관전 포인트는?
"매 회,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함께 펼쳐지는 각양각색의 사건들에서 경찰과 소방의 활약을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사건이 달라지면서 경찰과 소방의 활약 역시 그 스펙트럼이 달라질 것이다. 범죄자와의 날카로운 두뇌싸움부터 물, 불 가리지 않는 육탄전, 속고 속이는 심리전, 화재조사, 인적수사, 과학수사, 법의학까지, 다양한 디테일을 담으려 노력했다. 함께 추리해가며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소방서 옆 경찰서'가 어떤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시청자분들에게 한마디?
"우리 모두의 평온한 일상은 356일, 24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는 소방관분, 경찰관분들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누가 되지 않는, 늘 타인을 위해 제2의 심장을 가지고 최전선의 현장을 종횡무진하는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가슴 벅찬 활약으로 기억되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
제작진은 "'소방서 옆 경찰서'는 민지은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촘촘한 구성, 치밀한 취재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예측불가 에피소드가 쏟아진다. 심장 쫄깃한 긴장감과 짜릿한 통쾌함, 가슴 따뜻한 휴머니즘이 담길 예정이니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