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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나를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노력 뿐"…연우가 알게된 진정한 '금수저'의 의미 (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2-11-14 14:37 | 최종수정 2022-11-21 07:21


사진 제공=9아토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연우는 '금수저'를 통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 지 깨닫게 됐다는 그는 14일 서울 강남구 9아토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를 마친 소감을 들려줬다.

지난 12일 종영한 '금수저'는 동명의 네이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기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이 바뀐 뒤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스토리를 그려냈다. 연우는 부와 명예를 위해 부모까지 바꾼 오여진 역을 맡아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연우는 "배우들과 6개월 동안 촬영을 했고, 아무래도 함께 한 시간이 길었다 보니 촬영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임했다는 마음에 후련함을 느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사진 제공=9아토엔터테인먼트
재력, 외모, 두뇌까지 완벽한 오여진으로 변신한 연우는 매 회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내비치며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는 "그동안 밝고 명랑하고 불도저스러운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는데 제가 앞으로도 연기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할 것 같았다. 원래도 연기가 재밌었지만, '금수저'를 촬영하면서 마음 가짐이 바뀌었다. 제가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극 중 금수저를 통해 부유한 친구의 삶을 훔친 그는 캐릭터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내며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연우는 "대본이 나오기 전부터 여진이가 새드 엔딩으로 끝나길 바랐고, 시청자 분들 역시 여진이가 더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라며 "결국 저를 포함해서 금수저를 사용한 모든 인물들이 벌을 받게 됐다. 아무리 금수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모두가 다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오히려 열린 결말로 끝을 맺게 된 것이 상상력을 더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자신의 본 모습과 캐릭터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제가 생각한 여진이는 누군가와 비슷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인 것 같다"며 "여진이 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연기를 하면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을 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워낙 말이 느리다보니 감독님께서 '여진이는 템포가 조금 빠르고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 캐릭터를 더 과감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9아토엔터테인먼트
연우는 배우 육성재를 비롯해 정채연, 이종원, 김강민 등 여러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다. 그는 "채연이는 제 학교 후배이기도 해서, 이전부터 존재를 알고 있었고 가깝게 지내고 싶었다"며 "사실 또래 배우들끼리 모인 것 치고는 어색함이 있었다. 만약 나이 차이 나는 선배님들이 계셨다면 저희를 더 잡아주시거나 이끌어주셨을 텐데 오히려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촬영이 진행 될수록 서로가 점점 더 편해졌고, 연기적인 합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2회 방송분에서 육성재와의 수위 높은 키스신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연우는 "제가 작품 안에서 빌런 역할이었다 보니 늘 미움만 받을 것 같았는데, 많은 분들이 승천이와의 케미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키스신 장면이 그날 촬영의 마지막 신이었고 시간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다급하게 찍었다. 감독님도 그렇고 저희도 조금 더 어른의 느낌을 내고 싶었는데 급하게 촬영한 과정들이 화면에 그대로 묻어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드라마 자체가 워낙 자극적인 부분들도 꽤 있다 보니 신경을 못쓰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조회수가 잘 나왔다(웃음).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드라마를 챙겨보셨는데 많이 부끄러웠다"고 웃었다.

이승천(육성재)을 짝사랑 하는 여진의 마음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연우는 "여진이가 승천이를 자신의 거울처럼 느꼈을 것"이라며 "'세상에 너랑 나 둘밖에 없다. 서로에 대해 그만큼 잘 알고 있지 않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대사처럼 여진이에 승천이는 인생에 단 하나뿐인 존재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와 같은 처지인 아이가 계속 다른 길을 걸으려고 하니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배우로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누군가는 '아이돌 출신 배우가 키스신, 베드신이라는 이름을 달고 촬영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저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그 두려움이 모조리 다 깨졌다. 작품 내용 상 장면의 존재 이유가 분명하다면 앞으로도 두려워하지 않고 촬영에 임할 생각이다."

육성재와의 애정신을 본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제가 뽀뽀신이나 키스신이 있으면, 팬 분들은 저한테 그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아예 없는 신 취급을 하신다. 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시는 게 아니라 단지 일이라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9아토엔터테인먼트
연우는 자신이 생각하는 '금수저'의 의미를 되짚어보기도 했다. 그는 "작품뿐만 아니라, 그간 우리 사회에서도 '수저 논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지 않았나. 작품 속 캐릭터들이 금수저가 되기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기도 하고 무자비하게 무언가를 얻으려고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얻은 만큼 잃기도 했다. 저는 작품을 통해 '금수저'의 의미가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라는 건 사람의 첫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저 역시 저희 부모님으로부터 시작됐고, 가족이 주는 환경과 영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신의 노력밖에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앞서 가수 활동은 연우가 앞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 준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연우는 "한 감독님이 미팅 자리에서 모모랜드를 제 인생에서 지우려고 하지말고,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룹 활동은 저의 10대부터 20대 초반을 바친 소중한 커리어다. 가수로서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지금의 팬 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 팬 분들이 지금까지도 응원을 해주셔서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연우는 배우로서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들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그는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막연함이 아닌 제 자신의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배우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무엇보다 저는 '연우'라는 이름에 참 감사함을 느낀다. 그 덕분에 소중한 사람들까지 얻게 되지 않았나. 일할 때만큼은 '이다빈'이 아닌 '연우'이고 싶다"고 바랐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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