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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데뷔 25년 차 배우 유해진이 새로운 옷을 입고 관객들을 찾아왔다. 액션 코미디에서 정통 사극 스릴러로 돌아온 그는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 개봉을 앞둔 소감을 들려줬다.
캐릭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역사로부터 출발한 이야기이지만, 인조를 영화 속 가상의 인물로 바라보고 싶었다"며 "대신 역사 속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게 있다면 가감하지 말고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그 외에는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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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은 지난 10일 열린 '올빼미'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선배 유해진의 칭찬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를 들은 유해진은 "(류준열이)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현장에서 알았다면 조금 더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봐줄 걸 그랬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작품에서 첫 호흡을 맞춘 배우 김성철을 향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유해진은 "어제 스크린 속 김성철의 연기를 보고 소름이 쫙 끼쳤다. 사실 김성철이라는 배우를 잘 몰랐다. 처음에는 그냥 무난하겠지 싶었는데 평범한 대사까지 놓치지 않고 잘 소화해내더라. 저와 촬영하지 않은 장면들까지 인상 깊게 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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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의 남자' 조감독 출신 안태진 감독과는 17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났다. 유해진은 "(올빼미를) 전라도 부안에서 촬영을 했는데, '왕의 남자'를 촬영했던 곳이었다. 촬영 당시 날씨가 더워서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안 감독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서 덕분에 편안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며 "시사회 때문에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아닌데,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됐다. 그동안 경험이 많았던 저도 작품 개봉을 앞두고 있으면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긴장이 된다"고 공감했다.
작품 촬영 현장 분위기도 떠올렸다. 유해진은 "영화 장르마다 제가 현장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각각 다르다"며 "현장에서 재밌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 제가 말 한마디도 없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다. 이번 촬영 현장에서는 후자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매번 무거운 분위기의 신을 촬영했기 때문에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올빼미'가 어떤 작품으로 남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저한테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긴 여운이 남을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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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다시 침체된 극장가에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해진은 "예전처럼 관객들이 극장에 찾아 작품을 보고 많이 웃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1000만이라는 숫자에 익숙해져 있고, 천만 영화가 곧 작품의 흥행 기준이 되어버려 아쉬움이 남는다"며 "사실 팬데믹 이전부터 한 작품당 관객 수 200만 넘기기는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유해진은 관객들에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갈 것을 다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 같다"며 "특정 장르만 고집하는 것은 연기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 식상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전에 말랑한 작품을 했다면 딱딱한 장르로도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추후 드라마 출연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해진은 "좋은 작품 있으면 언제든지 할 생각이 있다. 앞서 '우리들의 블루스'도 당시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안 맞아서 못했던 것뿐이다. 노희경 작가님과 언제든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