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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이름이 생소한 이에게는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라 '밑져야 본전'이었다. 그러나 이름난 이에게는 '잘해야 본전'이고, 까딱 잘못하면 원금 찾기도 힘든 자리다. 이미 명성이 자자했던 댄스 크루 원밀리언에게 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는 '독이 든 성배'였을까, '꿀이 든 성배'였을까.
최영준은 "개인적으로 잘해야 본전일 것 같아서 많이 부담됐다. 제가 39살인데 나이도 있다. 조금이라도 못하면 깎일 수 있는 포지션이라는 걸 저 또한 알고 있어서 부담됐다.또 하나 말씀드리면 원밀리언에 잘하는 안무가가 수많이 있다. 그런데 저희가 나가서 회사를 대표하는 것에도 어깨가 무겁더라"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스맨파'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안에 많은 발전과 배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 생각하기도 한다. 또 개인적으로 잘하는 댄서들과 겨루고 싶은 본능도 있었다"라며 "결국에는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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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밀리언 만의 강점도 짚었다. 최영준은 "무대를 만들 때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냥 무대에 올라서 춤을 추는 것뿐만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을 담으려 한다"며 "전원이 안무가인 크루라 장점인 것 같다. 작품을 만들면서 자기 주관에 부딪힐 수 있지만, 그거보다 더 서로 리스펙트하기 때문에 이런 작품들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일곱 명이 다 플레이어고, 안무가고, 디렉터로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이어 루트도 "멤버 전체가 무대 연출, 구성, 아티스트 작업에 경험이 있다. 모든 퍼포먼스를 만들 때마다 팀원들 한명 한명 의견이 반영돼야 해서 시간이 걸렸지만, 완성도에 있어서 우수하다고 느꼈다. 스토리텔링이나 구성이나 여러 가지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는 게 저희 팀 매력이자, 모든 미션을 대할 때 무기였다"고 거들었다.
K팝 댄스신에 잔뼈가 굵은 만큼, 심사위원이었던 보아, 은혁, 장우영과도 친분이 깊었다. 그러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만큼, 방송 도중에 사적인 관계를 차단했다고. 백구영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연락하기 좀 그랬다. 다 끝나고 나서야 '그때 아는 척하고 싶었지만 못했다'면서 서로 좋은 얘기 하고 잘 마무리했다"고 했다. 그러자 니노가 "제가 알기로 구영이 형도 은혁이 형보고 눈물이 터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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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목표였다는 니노는 "사실 탈락이라는 사실이 뭔가 크게 오진 않았었는데, 앞으로 우리가 보여줄 거들을 못 보여준다는 아쉬움이 굉장히 컸다"라고 했고, 백구영도 "아무래도 아쉬움이 하루 이틀 몰려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스맨파' 출연이 원밀리언에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을까. 최영준은 "끝났을 때 물론 속상하고 슬프고 힘들었지만, 모든 것을 쏟아서 '우리 진짜 잘싸웠다' 후련했던 마음도 있다"라며 "사실 계속 지니까 미안한 것도 있었는데, 또 다른 잘하는 안무가들도 많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춤뿐만 아니라, 원밀리언에 또 다른 도움이 될 거라는 각오가 됐다. 여덟 크루 모두 이 댄서신에서 너무나 잘하기 때문에, 나가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큰 도움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원밀리언의 계획에 대해서는 "'스맨파' 도전은 아쉽게 끝났지만 팀으로 할 수 있는 콘텐츠나 공연 등 여러 가지 방면으로 활동을 앞으로 넓히고 싶다. 플레이어로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많이 만들려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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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는 "댄스 콘텐츠를 업로드할 때 숏폼 릴스를 많이 찍는데 가벼운 형식의 영상에 제 댄싱과 실력과 창작했던 것이 담기고, 사람들이 좋아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고, 알렉스는 "원밀리언 수업 갈 때 많이 느끼는데, 제 수업을 들으러 오는 분들이 한눈에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영준은 "가장 만족하는 순간은 지금도 포함되는 것 같다. 저희를 인터뷰해주시는 자체가 너무 영광이다"라고 말해, 팀원들의 박수를 얻었다.
마지막으로 리더 백구영이 원밀리언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를 짚었다. 백구영은 "원밀리언은 뭘해도 작품을 만든다는 말을 듣고 싶다. 멋있게 춘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을 만든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바랐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