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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그로신'이 신에 도전하는 인간의 이야기로 공감과 교훈, 생각해볼 화두를 던진 가운데, 배우 연정훈의 아내이자 배우인 한가인이 메시지를 정리했다.
5일 방송된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이하 '그로신') 6회에서는 4MC 한가인, 설민석, 김헌, 한젬마와 스페셜 게스트 유병재가 함께 '신'에게 도전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여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고향에서 살인죄를 범한 벨레로폰은 이웃나라로 쫓겨났지만, 우여곡절 끝에 날개 달린 말 '페가소스'를 타고 괴물 '키메라'를 제거하며 단숨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또한 그는 리키아 왕국 공주와 결혼해 왕위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벨레로폰의 욕망은 더욱 커졌다.
설민석은 "벨레로폰은 권력과 명예를 손에 넣고 점점 오만해졌다. 급기야 벨레로폰은 페가소스를 타고 신들이 있는 올림포스로 올라가려고 했다. 이를 본 제우스는 권력, 사랑, 꿈 다 이루고도 신에 도전하려 한 그를 벌주기 위해 파리처럼 생긴 작은 등에 한 마리를 보냈다. 그 등에는 페가소스의 뒷목을 물었고 낙마한 벨레로폰은 가시덤불에 떨어져 평생 불구로 비참하게 살았다"고 말했다.
벨레로폰의 비극을 들은 한가인은 "신에게 도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김헌 교수는 "그리스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윤리학적으로 개념화 돼 있다"며 "모이라(몫, 분수)를 넘어 휘브리스를 범하면(선을 넘으면) 반드시 신의 네메시스(응징)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한젬마는 "우리 인간사가 모순이 있는 것 같다. '분수를 지켜라'라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선을 넘어라, 너를 뛰어넘어라'라는 교육도 하지 않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가인은 "도전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지만, 오만하면 안 된다는 교훈이 아닐까, 초심을 잃지 말자는 표현일 수도 있다"고 정리해 공감을 자아냈다.
치열한 토론 후, 설민석은 신의 권능에 도전했던 또 다른 인간 아라크네 이야기를 들려줬다. 설민석은 "리디아라는 나라, 가난한 집에 아라크네라는 여성이 있었다. 신의 경지에 오른 직물 장인이었다. 아라크네는 '아테나의 재능을 이어받은 것 아니냐'는 주위 사람들의 칭찬을 부정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직물을 관장하는 아테나가 이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났지만, 아라크네를 시험하기 위해 할머니로 변신해 나타났다. 그런데 아라크네는 '아테나에게 사과하라'는 할머니의 말에 '노망났어요? 아테나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직접 한번 겨뤄보든가'라고 맞섰다"며 아라크네에 빙의한 열연을 선보였다.
결국 아라크네는 아테나와 '베틀짜기' 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테나는 신의 권능을 아름답게 표현했지만, 아라크네는 신의 부조리함, 추악한 면을 드러내 아테나를 분노케 했다. 아라크네를 무자비하게 짓밟은 아테나는 분이 풀리지 않아 아라크네를 거미로 만들었다.
이를 들은 한가인은 "아라크네는 권력에 맞서는 사회고발자 같다"라고 평가했고 설민석 역시 이에 동의했다. 김헌 교수는 "아라크네의 이야기는 '너의 비겁함도 얼마든지 자연스러운 거야'라고 위로하는 한편, '제대로 싸워보는 것도 저렇게 멋있는 거야,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도 준다. 인생에 있어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아라크네 이야기가 공감과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훈훈한 마무리 속, 유병재는 갑자기 현재의 주식 상황을 고백했다. 그는 "대략 1, 2년 전쯤 주식을 했는데 엄청나게 급등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시덤불 속에서 하루하루 보내는 것 같다. 오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벨레로폰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좀더 도전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결론내, 짠내웃음을 유발했다. 뒤이어 설민석은 신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과 영혼'급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예고해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치솟게 했다.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 7회는 오는 12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