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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민 여동생'의 기특한 성장이다. 배우 김유정(23)이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로 'K-첫사랑'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특히 '20세기 소녀'는 '아역스타'로 출발해 어느덧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한 김유정의 새로운 로맨스로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SBS '편의점 샛별이' '홍천기',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김유정은 '20세기 소녀'에서 절친 연두의 짝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보라로 변신, 특유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17세 소녀로 청량한 매력을 과시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두의 첫사랑 백현진(박정우)의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자 백현진의 절친 풍운호(변우석)를 공략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로맨스에 빠지게 되는 소녀를 연기, 새로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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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실제로 어렸을 때 공중전화 같은 부분은 초등학교 때 쓴 기억도 있다. 오랜만에 공중전화를 썼던 부분이라 재미있었고 삐삐도 처음 봤다. 그래서 삐삐라는 소품에 애착이 있었다. 주인공의 주요 배경인 보라비디오를 통해 영화 비디오를 보는 것도 신기했다. 개인적으로는 LP판과 가요 테이프 모으는 게 취미였다. 박혜경, 박기영, 양파 등 테이프를 모이기도 했고 예전 팝송들을 LP로 가지고 있다. 내 노래방 애창곡 중 하나가 박기영의 '마지막 사랑', 박혜영의 '하루' 등이 있다. 보통 현장에서 선배들과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쉬는 시간 함께 예전 노래를 들으며 많이 알게 됐다. 선배들이 나를 두고 '옛날 감성이다' '애늙은이다'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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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물론 친구들이 나를 대할 때 어려움이 없지 않았겠지만 처음에만 그렇고 나중에는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생각해줬다.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고 제일 친한 친구들도 학창 시절 친구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더 그 친구들을 이해하게 됐다"며 "실제로 학교에 다닐 때 친했던 친구 그룹이 있다. 그 친구들과 장기자랑을 나가기도 했고 최근에는 예전 영상이 뜨기도 한다. 살면서 그 시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친구들과 춤추면서 연습하고 맛있는 것 먹고 놀러 다니고 한 게 아직도 그 추억에 대한 힘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 친구들과는 아직도 모여서 파티도 하고 새해 축하도 연말 축하도 하고 서로 응원해주는 관계로 지내고 있다.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과 같이하는 자리면 절대 빠지기 싫었다"고 곱씹었다.
그는 "내가 배우라는 생각을 안 할 정도로 친구들도 너무 좋았고 학교도, 촬영도 너무 좋았다. 학교와 연기를 병행했을 때 불편함을 느끼거나 힘들다는 생각을 못 했다. 물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고민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울지 고민이 컸다. 그럼에도 그때만 누릴 수 있는 게 있지 않나? 학교는 내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해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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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인기를 얻은 걸그룹 뉴진스를 향한 관심을 드러낸 김유정은 "뉴진스를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다. 데뷔하자마자 팬이 됐고 멤버들 모두 좋아하는데 특히 멤버 다니엘과 내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확실히 비슷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그 친구가 스타일링에 따라 달리 보이던데 특유의 풋풋한 느낌이 너무 좋다. 다들 너무 예쁘지 않나? 뉴진스가 데뷔하자마자 유튜브를 통해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랑보다 우정을 선택한 '20세기 소녀'의 나보라. 김유정도 이런 보라의 선택에 감정이입을 했다고. 그는 "실제도 보라의 성향과 비슷하다. 특히 사랑에 있어서 사랑보다 우정을 택할 것 같다. 아끼는 친구들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정도 사랑과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한다. 우정 안에 사랑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 나도 보라와 같은 상황이라면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개인적으로 내가 이 연기 활동하면서 가장 큰 힘이 된 게 친구들이었다"고 밝혔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김유정은 "보라처럼 아련한 첫사랑은 없지만 누군가를 좋아했던 경험도 있다. 첫사랑은 풋풋하고 새로운, 재미있는 느낌이다. 그게 나보라의 첫사랑과 비슷한 것 같다. 다만 보라처럼 아련한 첫사랑 수 없는 게 지금 시대에서는 그런 사랑이 쉽지 않다. 연락도 바로 할 수 있고 예전처럼 어렵게 사랑이 닿는 시대는 아니다. 그래서 '20세기 소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더 큰 매력을 느낀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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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국민 여동생'에서 '국민 첫사랑'으로 성장한 김유정은 "평소에 '나는 무언가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은 많이 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감사하게도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었으니까 그것도 너무 좋았다. '국민 여동생'이라는 것 자체가 친근한 느낌이지 않나? 옆에 사는 동생 같은 느낌이라 수식어가 좋았다. 대중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귀엽게 다가갈 수 있는 수식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으로 '국민 첫사랑'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20세기 소녀' 공개 직후 엔딩을 향한 호불호도 덤덤하게 받아들인 김유정은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나? '20세기 소녀'는 그런 부분을 극대화한 것 같다. 엔딩에 대한 호불호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건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고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했다. 엔딩 그 자체로 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부터 호불호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게 이 영화의 감성인 것 같다. 관객도 '20세기 소녀'만의 감성이라고 생각해준다면 작품을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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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