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리멤버' 이성민 "남주혁과의 호흡? 처음 만났을 때부터 편했다" (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2-10-17 15:37 | 최종수정 2022-10-24 07:21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이성민과 '브로맨스'가 만나면 흥행한다는 공식이 잇따르고 있다. 드라마 '미생', 영화 '검사외전'에 이어 '리멤버'로 돌아온 그는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검사외전'의 이일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성민은 점점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죽기 전 마지막 버킷 리스트인 복수를 완성하려는 노인 필주로 분했다. 그는 "우선 역사적인 의미에 중점을 크게 두지 않았다"며 "작품의 스토리가 좋았고 제가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였기에 때문에 집중해서 촬영에 임했다"고 작품에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극 중 80대 노인 역을 맡은 그는 실제 나이를 잊게 만드는 완벽한 노인 분장과 느린 걸음걸이로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모든 지점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연기하지는 않았고, 저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행동을 느리게 했던 것 같다. 촬영 중반쯤부터 목이 불편하기 시작했는데 촬영 끝나고도 한참 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또 제작사 측에서 현장에 마사지 전문가 분을 두셨는데, 저보다는 다른 스태프들 위주로 해주셨다(웃음). 저는 지압을 하면 안 되는 몸이라고 해서 간단한 스트레칭 정도만 했다"고 말했다.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성민은 "제가 노인이 된 모습이 작품의 흐름을 망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처음 찍고 나서 기술 시사를 할 때도 제 모습이 어색하지는 않았는지 먼저 물어봤다"고 전했다.

후배 남주혁과는 세대를 뛰어넘는 버디 케미를 예고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함께 있을 때 더욱 짜릿한 시너지를 만들며 관객들의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이성민은 "(남주혁과) 처음 만날 때부터 서로 편했다. 키가 커서 그런가 이상하게도 어리게 느껴지지 않았다. 남주혁에 임시완과 몇 살 차이가 나는지 물었더니, 생갭다 꽤 많이 차이가 나더라. 드라마 '미생' 함께 촬영했던 임시완은 지금 봐도 여전히 아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촬영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남주혁과 함께 시간을 보내왔다고. 이성민은 "남주혁은 관객들이 필주라는 캐릭터에 몰입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매 장면마다 상황에 맞게 잘 이끌어 준 것 같아 고마웠다. 현장에서 언제든지 연습을 맞춰 볼 수 있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앙상블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성민과 함께 '리멤버'에서 열연을 펼친 남주혁은 오는 12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본지 단독 보도(10월 17일 자)를 통해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이성민은 "군대는 누구나 다 가지 않나.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 안 된다. 건강하게 잘 마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지난 12일 열린 '리멤버'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처음 작품을 관람한 그는 "원래 촬영일과 개봉일 사이에 이 정도로 긴 텀을 두지 않는데, 오랜만에 일기장을 꺼내 본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필주가 누나를 만나는 장면에서는 울컥했는데 옆에 주혁이가 있어서 참았다"고 설명했다.

이성민은 "보통 액션 신을 촬영할 때는 지켜야 할 템포와 리듬이 있는데, 아무리 절박하고 치열한 상황이어도 느리게 움직여야 했다. 대신 작품 안에서 흐르는 긴장감은 촬영이나 기술적인 부분으로 채워야 했다. 또 연세가 많은 선생님들은 액션 신 촬영 중에 부상을 당하기도 하셨는데,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신을 소화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파노라마처럼 지나온 과정을 떠올렸다.

이 감독과 '검사외전'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을 가진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성민은 "처음에는 왜 나를 80대 노인 역할에 캐스팅을 했는지에 대해 물어봤고, 캐릭터를 완성해나가기 위해 (이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실제 그 연세의 배우 분이 연기하셨을 때와 젊은 배우가 연기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다르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제가 맡은 역할인 만큼,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작품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도 짚었다. 이성민은 "모두가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며 "작품 개봉 날짜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도 받지만 기사를 찾아보고 영화에 대한 좋은 후기를 읽을 때마다 힘을 얻게 된다. 이번 작품을 극장에서 선보일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또한 이성민은 오는 11월 18일 방송되는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 그는 "그동안 작품에서 고위직 역할을 여러 번 맡아왔지만, 재벌 총수는 처음"이라며 "송중기와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기존에 봐왔던 재벌의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조금 더 품위 있는 드라마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성민은 끊임없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연기를 하다 보면 3분의 1 정도는 내가 아닌 삶을 살게 된다. 아침에 촬영장으로 출근해서 분장을 하는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 점이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왔다. 직장인 분들도 주말을 제외하고 늘 바쁘게 움직이지 않나. 저도 20대 때 연극 무대에 오를 때부터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라며 또 다른 그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