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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난폭한 사람 처음" 산후우울증·생활고→매일 폭언 쏟는 부부 ('결혼지옥')[종합]

이우주 기자

기사입력 2022-10-17 23:56 | 최종수정 2022-10-17 23:56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결혼지옥' 술만 마시면 이어지는 폭언이 고민인 부부가 출연했다.

1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과한 술이 고민인 부부가 출연했다.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 아내는 홀로 쌍둥이를 육아하며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육아에 밀린 집안일까지 하느라 아내에겐 쉬는 시간이 없었다. 시댁, 친정 도움 없이 홀로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아내는 "저는 부모님이 이혼한 게 아직 상처다. 제가 15살 때 이혼하셨는데 2차 성징이 와도 아무것도 몰랐다. 혼자 해야만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홀로 육아하던 아내는 결국 "힘들다"며 눈물까지 터뜨렸다. 아내가 홀로 육아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처음 본 남편도 함께 울었다.

남편이 퇴근하고서야 아내는 쉴 수 있었다. 퇴근한 남편도 힘든 건 마찬가지. 아내는 누워있는 남편에게 예민하게 대했다. 남편은 소리 지르는 아이를 찰싹 때렸고 이를 본 아내는 "애를 왜 때리냐"나며 화를 내고 욕설을 했다.

남편과 아내는 반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내는 남편에 대해 "365일 중 364일 술을 마신다"고 말할 정도. 반주를 하며 남편은 육아에 지친 아내가 서운할 이야기를 했고, 아내는 또 한 번 울컥했다. 결국 또 부부싸움이 됐다. 아내가 바라는 건 따뜻한 말 한마디 뿐인데 그게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아내는 "저는 제가 산후우울증인지 몰랐다. 신생아 때 아들이 너무 울더라. 안아서 달래다 밤에 베란다를 보는데 제가 너무 죽고 싶더라. (남편한테) '우울증인가?' 하면서 얘기했는데 '모든 엄마가 다 그럴걸'이라더라. 너만 힘든 게 아니라더라"라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오은영은 남편에게 "모든 엄마들이 그렇다고 해서 안 힘든 게 아니"라며 아내가 우울증이 맞다고 진단했다. 아내는 "내가 죽고 좀 더 나은 이 사람이 좋은 사람 만나면 아이들을 더 잘 키울 수 있을지 않을까. 제가 밥 먹듯이 하는 말이 '죽고 싶다'다. 내 이름으로 생명보험을 들려고 문의했다. 그 정도로 내가 위태롭구나 싶었다"라며 오열했다. 하지만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못하고 혼자 삭이기만 했다고. 남편 역시 아내가 심각한 진단을 받을까 이를 회피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선박 건조 업무를 하고 있었다.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이지만 업무 강도는 너무나도 높았다. 아내만큼 남편 역시 가족들을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고정 월급제가 아니라 일을 한 만큼 수입이 들어오는 상황이라 이번 여름 유독 궂은 날씨가 걱정이었다.


무거운 퇴근길, 집으로 오자마자 남편도 육아로 쉴 수가 없었다. 아내의 격한 말투에 남편은 "집 나간 똥개도 며칠 만에 들어오면 반겨주는데. 일도 못하니까 그냥 저 무시한 것"이라 오해했다.


부부가 예민해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남편은 "회사가 폐업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고 (부부) 마찰이 생겼다. 많이 벌 때는 5~600만 원도 벌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손을 대면 안 되는 캐피탈에도 손을 댔다"고 생활고를 고백했다. 아내 역시 "남편이 신용이 안 좋아서 제 이름으로 받아놓은 대출이 이미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싸우는 게 너무 겁이 났다. 그래서 몰래 캐피탈 대출에 손을 대서 월급인 척했다. 몇 개월 동안 출근한 척 찜질방에 가있었다"고 고백했다.

남편은 비염이 있는 아이들에게 전동 콧물흡입기도 못 사주는 자기 자신을 원망했다. 미안함에 말도 못 잇는 남편은 하염없이 눈물만 쏟았다.

남편은 "저는 급여일이 제일 싫다. 저희는 폭풍처럼 싸움이 시작된다. 차라리 싸워서 해결이 된다면 날마다 싸우고 싶다"고 털어놨다.

아내가 말려도 술을 더 사온 남편은 쇼핑몰에서 옷 한 벌 못 샀던 게 마음에 걸려 속마음을 털어놨다. 취중 하소연은 아내를 향한 욕설로 번졌다. 아내의 산후우울증, 경제적 문제보다 더 심각한 건 서로를 향해 매일 반복되는 폭언. 아내는 "남편이 왜 그렇게 술을 마시면 변하는지 궁금하고 남편의 변한 모습 때문에 저도 변한 거 같다. 뭐가 문젠지 알고 싶어서 출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남편은 술만 마시면 변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 때문에 자신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아내는 "(남편이) 처음 난폭한 행동을 보였던 게 밥솥을 던진 거였다. 저를 못 때리니까. 아직도 흉터가 있다"며 남편이 던진 제습기로 입은 상처까지 보여줬다. 아내는 "너무 무서워서 맨발로 뛰쳐나왔다. 이렇게 난폭한 사람은 처음 봤다"며 "헤어지려고 짐을 싸서 나왔는데 남편이 저를 붙잡았다. 저도 그땐 이 사람을 좋아해서 봐줬다. 근데 그랬으면 안 됐을 거 같다"고 털어놨다.

부부싸움이 격해지면서 아이들도 잠에서 깼다. 아내는 아이들을 달래러 갔고, 남편은 거실에서 아내와 아이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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