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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전여빈 "예측불가 '글리치'..우리, 이상해도 괜찮아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10-11 12:36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여빈(33)이 '글리치'를 만난 소감을 밝혔다.

전여빈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진한새 극본, 노덕 연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여빈은 "저는 아직도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이성적인 부분보다는 본능적인 느낌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저의 마음을 어필하는 것 같다. 매 작품이 그랬다. 치열하게 고민하는데 그 고민의 온도가 내가 이 작품에 왜 끌리는지, 그냥 내가 이 사람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고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만났을 때 우리가 더 잘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느낌에 충실하는 것 같았다. 이번 '글리치' 때도 그랬다. 드라마 특성상 대본을 받았을 때는 10부작이라고 하더라도 초고인 4부 정도만 받아보고 약속을 해야 하니까 이번에 4부까지 받았을 šœ도 어떻게 나아갈지, 너무나 커보이는 이야기가 어떻게 귀결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 감독님을 만났을 때 모험을 하러 달려나가고 싶었다. 끝을 모르는 이 사람의 시작을 이상한 자신감으로 달려나가고 싶더라. 촬영을 하는 내내 대본을 중간 중간 받아보며 달려나가다 보니 내가 어디로 달려나갈지 모르는 불안함으로 미지의 세계로 달려나가는 것이 원동력이 됐다. 어떤 계산 없이 홍지효라는 인물, 허보라라는 인물, 그리고 많은 인물들을 생생하게 만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이 출연을 결정하기 전 받았던 4회분 이후 5회부터는 이야기가 정말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갔다. 전여빈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전여빈은 "예기치 못한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었다고 했잖나. 매화를 받아들이면서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떤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지 모르니까.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고 저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뛰쳐나갔던 것 같다. 지효가 알 수 없는 모험을 하는 것처럼 이 글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까. 그 자체를 믿고 했던 것 같다. 글은 내가 어떻게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 이 모든 상황을 흡수하겠다는 마음으로 달려나갔고, 아무래도 보라와 함께 떠나는 버디물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혼자의 여행이 아니라 둘이 함께 떠나고 그 끝에 뭐가 당도할지 모르겠지만, 그 여정 자체가 결국엔 완성이 되어버리는. 마지막을 받아들이는 순간에 '정말 잘 마무리됐다. 좋은 여행을 다녀왔구나'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5.6,7,8,9부를 했을 때는 저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들어서 '어떻게 끝나게 될까' 했을 때 감독님과 긴밀하게 호흡했고, '저 충분히 잘 달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했고, 보라의 마음도 계속 체크했다. 서로 '나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하면서 마무리를 지었다. 보라의 손을 잡고 걸어오는 장면에서 갤러들이 공터에 있다가 올라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는 진짜 뭔가 실제로도 거의 마지막 촬영 때 그 장면을 찍었다. 그 순간에 우리의 모험이 진짜 이렇게 끝났구나. 우리는 다시 잘 살아갈 수 있?袂립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민낯 연기도 인상적. 전여빈은 "감독님이 얼굴에 주근?틂 이런 것들을 더 살리면 좋겠다고 하셔서 베이스를 어두운 톤을 깔기도 하고 촬영하다 얼굴이 타고 상하는 것도 살리기도 했다. 1부와 2부에서는 그나마 지효가 정돈된 모습인데, 자기 안의 결심이 생기면서 달려갈 때는 좀 더 거친 헤어와 얼굴 상태를 표현하게 됐다. 그건 분장팀에서 많이 해주셨고, 아마도 보라도 거의 민낯으로 화장하지 않고 나왔던 것 같다. 저는 '낙원의 밤'과 '죄 많은 소녀'에서도 많은 화장을 하지 않았던 터라 부담감은 없었다. 날것이면 날것의 좋은 느낌이 나온다고 믿고 있었고, 아마 '빈센조'를 보신 분들은 메이크업이 완벽한 상태를 기대하셔서 이질감이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여빈은 '글리치' 속에 등장했던 지효 내면의 외계인에 대해 "전 지효를 보며 느낀 것이 외계인이라는 것은 아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마음 속에 외계인 하나는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뭔가 해결되지 않는 그 외계인이 있을 것 같고, 지효는 그걸 덮어놓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상대로 살아가다가 외면하기 싫었던 것 같다. '더 이상 모른척 하지 않겠어!'라면서 뚫고 나갔고, 외계인을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살다가 '아냐 내가 만나봐야겠어!'하는 순간이 왔다고 생각했다. 외계인을 직면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내면을 비집고 파고들어야 하니까"라고 했다.

전여빈이 생각하는 '글리치'의 메시지는 '당신한테 외계인이 있어도 괜찮아요. 찾아가도 되고 못 찾아도 돼요. 우리 모두 이상한 사람일 수 있어요. 괜찮습니다'. 전여빈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두드린다기 보다는 이걸 받아들여주시는 소수의 분이 진하게 반겨주실 글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그 한명의 관객도 소중하니까 그런 만남이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에게 '글리치'도 그런 의미로 남을 예정. 전여빈은 "저한테도 또 좋은 균열, 좋은 자극, 좋은 글리치가 될 것 같다. 좋은 스파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사람의 인생을 작품을 통해 한 번 살아보고 나면 진짜로 제가 아주 거대한 일을 겪은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게 작품을 끝내고 나서 다 느껴지는 것은 아니고, 오픈하고 나서의 대중들의 반응도 느끼고 관계자 분들의 반응도 느끼며 그제야 갈무리가 지어지는 느낌이 나는데 지금도 그런 것들을 느끼고 있다"며 "프리즘으로 빛을 투과해서 보면 되게 많은 것이 나오는데 색들이 다 이어져 있잖나. 그런 순간들, 배우로서 작품을 해나가는 것이 그런 순간들의 연장인 것 같다. 프리즘의 빛속에 또 다른 빛으로 넘어간 기로이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을 담은 작품. 7일 공개된 이후 국내 톱10 2위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여빈은 외계인이 보이는 홍지효를 연기하며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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