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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레드벨벳 슬기가 '올라운더 퀸'의 진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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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는 "데뷔 8년만에 처음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다. 전부터 준비는 계속 해왔고 제대로 된 준비는 올초부터 했다. 시기상으로 지금이 맞다고 본다. 경험치가 쌓이고 멋져진 다음 솔로 앨범을 하는 게 내가 보여드릴 색에도 맞는 것 같고 노래도 지금 시기에 나오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보컬 적으로 다양한 색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보여드린 모습과는 달리 좀더 과감하고 강렬한 모습 만나실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선과 악의 공존이다. 첫 앨범으로 내가 이런 음악을 할거라고 보여드리려는 건 아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앞으로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나는 내 자신이 굉장히 덤덤한 편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감정이 요동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작업부터 모든 것에 관여하다 보니 예민해지더라. 제일 생각을 많이 한 해인것 같다. 트레일러 영상을 찍으면서 나한테 이런 서늘한 면이 있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다. 그런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털어놨다.
레드벨벳 멤버들도 파워넘치는 응원을 전했다고. 슬기는 "뜨거웠다. 멤버들에게 의지를 많이 해서 멤버들이 없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 혼자 하는데 해소가 되지 않았다. 솔로 앨범을 발표했었던 웬디 조이와 얘기도 많이 나눴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날에도 웬디, 조이에게 문자를 했다. 보이스톡으로 '슬기야 넌 잘해. 할 수 있어'라고 하는데 눈물이 났다. 수영이도 '언니는 다 잘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하라'고 장문의 문자가 왔다. 아이린 예리 모두 잘한다고 응원해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웬디는 "멤버들 중에서도 냇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걱정이 되는 멤버가 있는 한편 슬기는 그런 걱정이 전혀 되지 않는 멤버다. 자기 할일을 알아서 묵묵히 하는 멤버다. 자기가 만족할 때까지 열심히 하는 친구다. 그래서 항상 결과물이 좋았다. 이번 앨범을 준비할 때도 자기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채찍질하며 준비했을 거라는 걸 알았다. 힘든 시간을 겪겠지만 결과물은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응원했고, 슬기는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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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는 "명확하게 퍼포먼스가 느껴지는 곡이었다. 내 솔로 앨범이 나온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퍼포먼스를 기대하실거라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보컬적인 부분도 놓지 않고 싶어서 나를 표현하기에 이 곡이 적격이라 생각했다. 이 곡을 통해 원래 슬기보다 좀더 심화된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과 악의 공존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 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1차 녹음 때는 너무 착하게만 불렀다. 내 목소리 톤이 약간 포근한 스타일이라 서늘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유영진 프로듀서님이 '너무 열심히 착하게 부르지 말고 덤덤하게, 무심하게, 얘기하듯 부르면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수정에 수정을 거쳐 연습을 많이 해서 녹음을 했다. 한 곡 안에 다양한 감정 표현이 필요하더라. 연습을 다양하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무는 어떤 표정을 해야할지, 뮤직비디오는 어떻게 표현할지를 많이 고민하면서 녹음했다"고 말했다.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에 대해서는 "이번 퍼포먼스는 완다에 영감을 받아서 화려한 손동작이 많다. 마녀처럼 보일 수 있게 댄서분들과의 합이 그로테스크 하기도 하고, 내가 댄서분들을 조종하는 듯한 안무도 많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꿈속에서 펼쳐지는 자아 갈등을 그렸다. 꿈을 꾸면서 선과 악이 대립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광활한 로케이션에서 찍어보기도 하고 퍼포먼스에 집중해서 멋있게 다가가려고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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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는 '데드 맨 러닝' 작사에 대해 "상처를 준 존재에 대한 경고를 담았다. 첫 작사가 앨범에 실리게 되어 뿌듯하다. 사내 블라인드 테스트를 뚫고 뽑혔다. 다크하고 무게감 있는 곡 분위기를 살린 것 같다는 평을 남겨주셨다. 앞으로 계속 작사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3곡 정도를 작업했는데 이 곡이 됐다. 두 번째로 작업한 곡인데 노래 자체가 캐릭터성이 굉장히 짙었다. 평상시 내 생각으로는 작업하기 힘든 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의 도움을 받았다. 빌런 영화를 많이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 잠을 못자며 창작의 고통을 느꼈다. 그래도 연결시켜가는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오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원래 데모곡은 여자 솔로곡이었다. 뭔가 각각의 입장에서 불러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보컬 톤과 어울리는 남자 가수를 떠올리다 만장일치로 비오 씨를 꼽았다. 가사를 직접 써주셔서 좋은 곡이 탄생했다.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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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