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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해수(41)가 '오징어 게임', 그리고 에미상을 통해 더 넓은 꿈을 꾸게 됐다.
박해수는 자신이 연기한 최창호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왔다. 민간인인 K씨에 비해 대외적으로 알려진 바 없는 국정원 요원이기에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했다. 박해수는 "가족이 없었을 것이고, 미주 팀장으로 있었고 전요환만을 쫓았으니, 이걸 집착이라고 생각하고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다. 국가에 대한 헌신을 가진 캐릭터만을 만들기는 어려웠다. 제가 동기부여가 안 생겼다. 그래서 '너희들 때문에 얼마나 한국 여권이 더러워졌는지 알아?'라는 대사도 들어갔다. 단순히 민간인을 전쟁터에 넣으며 국가에 대한 헌신만으로 했을 것 같지는 않았고, 전요환을 잡으려는 집착과 책임감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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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제는 아시아 배우가 아니라 한국 배우가 필요하다고들 하더라.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창작진이 아닐까 싶었다. 저는 한 관객을 위해서 공연했던 배우였잖나. 무대에서, 소극장에서, 가장 공개되지 않고 가장 작가주의적이었던 무대의 한 관객을 위해 연기하던 사람인데 저도 어떻게 넷플릭스라는 세계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하게 됐는지는 모른다. 선배님들이 해왔던 해외 시장에 대한 것들을, 저 또한 후배들이나 다음을 위해 연결해가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일부러 넷플릭스 작품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제가 했던 작품들이 시대에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로 넘어왔던 것들이었다. 그러면서 저도 신기하더라. 내가 했던 작품들이 넷플릭스에 들어가면서 어쩌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구나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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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박해수의 활동 반경은 넓어졌다. 이제는 소극장, 국내에만 가둬지진 않는 배우다. 박해수는 "미국에 가서 에이전시와도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창구를 열어뒀다. 언어적 부분이 준비가 돼야 하지만, 이제는 미국에서 영어를 완벽히 하는 한국인을 원하지는 않는다. 영어도 다방면화 돼서 쓸 수 있는 캐릭터를 원한다. 예전엔 들어온 작품 중 뉘앙스를 파악하기 어려워 고사했던 부분들도 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외국 감독과 외국 여배우, 그리고 한국 배우인 제가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구상하고 계신 것 같다. 여러 문이 열려 있고, 기회가 된다면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박해수는 또 다시 글로벌한 행보를 위해 달려간다. 현재 넷플릭스 '대홍수'를 촬영 중인 그는 "연말은 육아에 집중하겠다"며 내부와 외부를 모두 챙기는 면모를 선보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