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구교환 "연기=첫 데이트..재미있으니까! 즐거우니까!"(청룡시리즈어워즈)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9-18 08:11 | 최종수정 2022-09-19 07:23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DP의 배우 구교환이 21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21/

[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보는 이에게 '편안함의 재미'를 선사하는 배우 구교환(40)에게 연기는 놀이이자 데이트다.

2008년 영화로 데뷔해 줄곧 감독과 배우를 겸하며 영화를 선보여왔던 구교환은 어느 순간 시청자와 관객 앞에 갑자기 등장한 배우가 아니다. 긴 시간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고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해가며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배우. 영화 '아이들'(2008)로 등장한 이후 단역을 거치기도 하고, 또 국내 독립영화, 단편영화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마니아층을 차근 차근 쌓아왔다.

이미 독립영화계의 아이돌로 이름을 떨쳤던 구교환을 대중들이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기회는 어렵지 않게 찾아왔다. 영화 '꿈의 제인'으로 가장 주목할 배우로 떠오르더니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로도 각종 영화제에 초청됐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그리고 넷플릭스 '킹덤 : 아신전'까지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켜냈다.

이미 2008년부터 영화계에서 활약해오던 그였지만, 드라마에서는 다소 생소했던 배우. 그런 그를 대중에게 확실히 꺼내준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김보통 한준희 극본, 한준희 연출). 구교환은 'D.P.'를 통해 지난 7월 19일 열린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남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드라마계의 확실한 '뉴 타입'으로 자리잡았다.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가 1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구교환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07.19/
극중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 한호열로 예측 불가한 매력을 보여주고 시청자들에게 연기를 보는 맛을 선사했던 구교환은 수상소감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새롭게 연기하라는 의미로 오해하면서, 시청자들 분들과 초면처럼, 첫 데이트하듯이 연기를 이어가겠다"는 인상 깊은 소감을 전했다.

수상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구교환은 이 같은 소감을 한 이유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데이트, 제가 했던 데이트는 당일 날 옷도 신경 써서 입어보고, 거울도 자주 보고, 분장실에서의 모습과 닮아 있었고, 제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다. 그 옷이 어떤 옷이든 옷 매무새를 만져보고, 헝크러쳐 있어야 하면 더 헝크리기도 했다. 그냥 계속 설렘이 있는 모습이 닮아 있었다. 데이트의 설렘과 현장에서 슛 들어가기 직전의 설렘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마 표현을 쑥스럽게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DP의 배우 구교환이 21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21/
이번 수상은 특히나 구교환에게도 특별하다. 그동안 드라마 부문에서의 신인상을 휩쓸고 돌아온 뒤 맞이하는 피날레의 느낌이었기 때문. 구교환은 "'청룡'의 수상 의미는 많다. 의미라는 것은 천가지도 만들 수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가장 특별했던 의미로 '그날의 분위기'를 꼽았다. 당일 많은 배우들과 모여 앉아 1년간 고생한 서로를 축하하고 위로하고 응원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는 점이 구교환에게는 가장 특별한 의미가 됐다고. 구교환은 "함께 축제를 즐긴다는 기분이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임시완 배우님, 왼쪽엔 정해인 배우, 다같이 축제처럼 즐겼다"며 밝은 미소를 보여줬다.

여기에 수상의 영광은 한호열에게 돌렸다.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의 드라마 'D.P.'에 숨 쉴 곳을 선사하고, 때로는 묵직한 무게감까지 잡아줬던 예측이 불가한 인물이었다. 구교환은 "한호열에게 고맙다. 계속 어딘가에서 저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하며 "감사합니다. 한호열 씨"라는 인사를 남기며 깊은 인상을 줬다.


시즌2 촬영도 차근 차근 진행 중이다. 시즌1의 멤버들이 모여 시즌2를 만들어가는 작업 역시 즐겁다. 청룡시리즈어워즈 당일은 'D.P.' 팀에게는 축제의 날. 드라마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구교환의 신인남우상, 그리고 정해인의 인기스타상까지 3관왕 트로피를 차지하며 드라마의 작품성과 인기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구교환은 "시상식 당일에는 'D.P.' 팀들과 모여 앉아서 추억들을 얘기했다. 또 시즌2 촬영 중인데 시즌2의 야망도 다졌다. 재미있게 잘 찍는 것이 저희의 야망이다"라고 귀띔했다.

구교환은 일명 '구며들게'(구교환에게 스며들게) 만드는 매력의 소유자. 자신의 이름을 딴 별명까지 존재할 정도로 대중들에게 서서히 스며드는 중이다. 여기에 감독들은 이미 '구교환 홀릭'. 구교환은 영화 '길복순', '탈주', '신인류전쟁 : 부활남', 그리고 드라마 'D.P. 시즌2', '기생수 : 더 그레이' 등 쉬지 않는 차기작 퍼레이드로 감독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구교환은 감독들을 자신에게 '구며들게' 만드는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쑥스러워하면서도 "혹시 감독님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현장 가는 길을 놀러간다고 생각하고 있고, 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법을 밝혔다.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DP의 배우 구교환이 21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21/
구교환에게 연기는 놀이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마성은 여기에서 나왔던 것. 쉼 없는 차기작 활동을 이어가는 구교환에게 어떤 '이유'가 있을까. 구교환은 "놀이하고 노는 데 이유가 있겠나"라며 "재미있으니, 즐거우니까"라고 명확한 답을 내놨다. 이어 "만약에 이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재미가 스트레스에게 진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멈출 용기도 있다"는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DP의 배우 구교환이 21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21/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DP의 배우 구교환이 21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21/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DP의 배우 구교환이 21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21/
멈출 용기는 있지만, 여전히 영화와 드라마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감독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자신의 밸런스를 지켜가고 있는 구교환의 시간들은 더더욱 궁금해진다. 구교환은 "요즘엔 감독도 배우도 둘 다 하고 싶고, 제가 연출한 작품에 제가 출연하고 싶기도 하다"는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에게 영화는 너무 많은 모습이다. 꼭 극장 만의 것이 아니고, 그것이 저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이다. 영화는 핸드폰에서도, TV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친구가 너무 많은 매력을 갖고 있는 친구가 됐다"며 "드라마 역시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데, '레디', '액션'이 있고, 슬레이트가 들어오고. 참여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그냥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거다. 드라마라고, 영화라고 어떤 것을 나누고 규정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언제나처럼 구교환은 그 자리에서, 그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지켜며 연기해나갈 예정이다. 구교환은 "저를 보여주는데 있어서 이게 당연하다 생각하고 웬만하면 저의 모습을 감추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며 "감독님의 마음을 감동시키자"라는 철학으로 계속해서 연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전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