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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변신의 귀재다. '뫼비우스:검은태양', '슬기로운 의사생활', '방법' 등 다양한 장르로 눈길을 끈 배우 정문성이 이번에는 코믹과 카리스마 연기를 동시에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개미타'에서는 욜로(YOLO)하다 골로 가버린 강산 역을 맡아 엉뚱 발랄한 매력으로 주식 하나에 울고 웃는 초보 개미의 주식 여행을 그렸고, '모범형사2'에서는 살벌한 세력 다툼 속에서 책략가적인 면모를 보이며 교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우태호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는 "실제로 두 작품 촬영도 겹쳤고 캐릭터가 달라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전혀 다른 캐릭터인 만큼, 어떤 역할이 정문성과 더 비슷할지에도 궁금증이 생긴다. "저와 친분이 없는 사람들이 봤을 때 우태호 같을 수 있다. 낯을 엄청 가리고 쓸데없는 말을 사람들 앞에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와 친한 사람들은 강산을 그냥 난 줄 안다. 그렇게 자유로운 영혼은 아니지만, 엉뚱한 소리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재밌게 일을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본을 읽을 때 재밌어야 하고, 이것들이 그려졌을 때 한 번 더 재밌어야 하고, 촬영할 때도 재밌어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웃을 수 있으면 재밌고 신나는 것이다. 모든 작품이 사실 그렇지는 않지만, 더 재밌고 신나게 일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있다. 그래야 천천히 조금 덜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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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타'에 대해서는 "의사, 검사, 판사 등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용어가 어렵더라. 그런데 '개미타'는 이제 막 주식을 시작한 사람들 얘기였다. 이거면 괜찮겠다하고 봤는데, 강산이 되게 자유롭더라. 이 사람은 정상이 아니더라. 저도 주식을 했었는데, 뭘 찾아보고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해서 하더라. 그래서 강산을 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만 저와 달랐던 점은 강산은 하나하나에 반응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해보니, 내가 신뢰하는 기업의 내가 투자한다는 마인드로 오래 기다리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로도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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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성은 이번 두 작품뿐만 아니라, 드라마, 뮤지컬, 영화 등도 넘나들면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 다른 매체인 만큼, 연기에 어떤 차별점을 두려고 했는지에도 질문이 이어졌다.
"연기를 하면서 더 느끼는 것이지만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지, 매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같다. 내가 느끼고 눈을 보고 연기하고, 그걸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은 다 같다. 다만 기술적인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영화, 드라마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공연 같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보여져야 하는 모습이 있다. 단편적으로 그림처럼 기억나거나 잔상이 있어야 하고, 마이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제약 아닌 제약이 있다. 사실 연기를 하는데 차별은 없다. 요즘에는 더 그렇다."
다양한 작품을 한 만큼,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무엇일까. "더 다양한 작품을 하고 더 다양한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 사물이나 형상이 돼도 상관없다. 연기할 때 무언가가 마음을 자극하는 것이 있다면 뭐가 됐든 해보고 싶을 것 같다."
가장 기억 남는 호평 또한 캐릭터 소화력에 대한 반응이라고. "제가 제일 기억나는 반응은 '이 사람과 이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라는 반응이다. 배우한테 그것만큼 필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되게 유명해지면 나오자마자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겠지만 '이 사람과 이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감사한 칭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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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모범형사2'와 '개미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두 개가 다른 의미로 고맙다. '모범형사2'는 하는 사람 입장에서 '개미타'보다 재미없을 수 있다. 답답하고 진중함 안에서 사람이 가지는 멋을 찾아내고, 그걸 밖으로 끄집어내 주셨다. 재밌고 신나게 막 까불 수 있는 연기 말고, 답답하지만 재밌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개미타' 같은 경우는 이제 못할 게 없다는 것이다. 팔 여덟 개 달린 괴물도 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만 가지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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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