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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록그룹 부활 4대 보컬 김재희가 아내를 떠나보낸 사연을 전했다.
아내의 빈자리를 견딜 수 없어서 장례를 치르자마자 이사할 집을 알아봤다는 김재희는 유품을 정리하다가 밀려드는 슬픔에 눈물을 터뜨렸다. 김재희는 "기존에 있었던 암이었으면 약물로 완화되기도 했을 텐데 (아내는) 약이 없는 암에 걸렸다. 방송뿐만 아니고 정말 활동 자체를 거의 접고 세상의 좋은 약들은 다 써보자 하고 뛰어다녔다"며 "가까운 옆 나라도 가보고 먼 나라에 있는 약도 구해서 먹어봤다. 사실 1년 정도밖에 못 산다고 얘기했는데 5년을 버텨낸 거다"라고 밝혔다.
김재희의 아내가 마지막에는 대장, 소장 절제술까지 받으면서 누구보다 삶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건 바로 늦은 나이에 낳은 외동딸 별이 때문이었다고. 김재희는 "아내의 목표는 하나였다. 아이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음성이 아직도 들린다. 생생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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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재희는 아내 이름으로 된 휴대전화를 해지하며 조금씩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죽기 일주일 전에도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세상을 떠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다. '또 이겨낼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런저런 마무리도 하고, 작별도 하는 게 좋은데 그런 걸 하나도 못 했다"며 "지금까지도 실감보다는 꼭 먼 곳에 있는 거 같은 느낌이다. 근데 생각해 보면 '아, 이제 돌아오지 못하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실감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김재희는 매일 밤 인터넷 개인 방송을 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아내가 살아있을 때부터 꾸준히 개인 방송을 했다는 그는 "이렇게 방송하는 걸 아내가 진짜 좋아했다"고 말했다.
아내 병간호를 위해 활동을 중단했다가 현재 다시 가수 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 김재희는 "아내가 우릴 걱정한 건 둘 다 철없다는 거였다. 아이는 아이여서 철없고 난 사회생활을 많이 하지 않아서 철없다고 했다. '너희 둘을 여기에 놓고 가면 어떻게 살까' 그런 걱정을 하더라. 그런 소리를 들었을 때 내가 강하고 단단하게 (마음먹고) 아이도 정말 보란 듯이 키워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먼 훗날 내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 '보란 듯이 열심히 살아서 키웠어'라고 얘기하고 싶다. 정말 이제는 내가 차돌처럼 살고 싶다"며 굳은 결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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