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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다같이 만든 새로운 역사"…봉준호 이어 '1인치 장벽' 넘은 황동혁 감독은 누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9-13 13:37 | 최종수정 2022-09-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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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1인치의 장벽'을 넘어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황동혁 감독. 그가 한국 최초 그리고 아시아 최초로 미국 땅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황동혁 감독은 12일(현지 시각) 오후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오자크' 시리즈의 제이슨 베이먼트 감독, '세브란스:단절'의 벤 스틸러 감독, '석세션'의 마크 미로드·캐시 얀·로렌 스카파리아 감독, '옐로우 재킷'의 캐린 쿠사마 감독을 제치고 거둔 영예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출자, 스토리텔러, 제작자가 된 황동혁 감독. 2007년 데뷔작 '마이 파더' 이후 15년간 쌓은 내공을 '오징어 게임'을 통해 발휘, 에미상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게 됐다.


사형수 아버지를 20년 만에 찾은 입양아 애런 베이츠의 실화를 다룬 '마이 파더'(07)를 시작으로, 교직원들에 의해 7세부터 22세까지의 남녀 장애 학생들이 비인간적인 아동학대와 집단 아동 성폭행 등이 자행된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모티브로 한 '도가니'(11), 스무 살 꽃처녀의 몸으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의 전성기를 그린 휴먼 영화 '수상한 그녀'(14),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 '남한산성'(17)까지 장르는 다르지만 그 중심에는 늘 사회 문화 현상을 다뤄왔다. 사회 문화 현상을 기반으로 한 사회 부조리를 다룬 작품에 유독 애정을 쏟아온 황동혁 감독의 작품 행보는 그야말로 특별 그 자체였던 것.

날카롭고 차가운 미장센과 직설적인 묘사, 그리고 절제된 톤 앤 매너로 담백한 날것의 작품을 선보인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으로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 정점을 찍었고 그 결과 한국 연출자 최초, 그리고 아시아 감독 최초 에미상 감독상이라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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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20년에는 '기생충'을 통해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국제영화상·갱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은 '1인치의 장벽'이라는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 전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수상 당시 "서브 타이틀(자막)의 장벽을 1인치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며 작품성으로 자막 리스크를 뛰어넘은 사례를 증명했고 이어 황 감독이 다시 한번 '오징어 게임'을 통해 '1인치의 장벽'은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님을 입증했다.

황 감독은 이날 에미상 무대에 올라 "이 역사를 내가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만든 게 아니다. '오징어 게임'에 문을 열어준 당신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니 이 역사는 우리가 다 같이 만든 역사다"며 비영어권 작품임에도 폭발적인 사랑과 지지를 보내온 전 세계 팬들에게 공을 넘겼다.

또한 그는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 우리는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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