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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최고의 스토리텔러 최동훈(51) 감독. 그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치밀하고 세밀하게 빌드업했고 그 결과 한국 영화에서는 본 적 없는 깜짝 놀랄 한국판 무협 SF로 7년 만에 관객을 찾았다.
무엇보다 '외계+인'은 최동훈 감독 특유의 인물에 숨결을 불어 넣는 캐릭터 작법이 가득한 작품으로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 충무로 대세, 명배우들과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휘했다. 여기에 고려와 현대, 인간과 외계인의 신박하고 절묘한 만남과 도술, 무협을 더한 스펙터클한 액션으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재미와 강렬한 영화적 쾌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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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도둑들' '암살'로 쌍천만 감독의 무게를 안게 된 그는 "전작이 잘됐다고 해서 이번 작품이 반드시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모든 감독이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있다. 흥행은 일종의 훈장이자 멍에다. 예산도 많이 들어간 영화라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있다. 하지만 '외계+인'을 만들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를 많이 고민하려고 한다. 영화를 만들 때는 흥행에 대한 생각은 잘 안 든다. 다만 회식할 때 누군가 물어보면 '고민은 고민이다'라고 말하는 정도다. 또 개봉을 앞두고는 현실이 닥쳐서 고민이 되기도 하다"고 답했다.
'외계+인'의 1부와 2부 구상에 대해서는 "스토리는 따로 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연결성이 있다. 이에 대한 부담과 위험은 있다. 다만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고 1부와 2부로 나뉘어도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시리즈로 만드는 것은 특징적인 사건 때문에 계획한 것은 아니다. '영화도 드라마적인 구성으로 간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다. 1부 자체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완성도가 필요했다. 그래서 1부를 쓰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말했다.
'외계+인'은 SF 액션을 중심으로 무협, 도술, 휴먼, 드라마, 코미디 등의 장르가 한데 어우러진 멀티 장르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은 욕심을 가지고 만들되 욕심을 버리고 만들려고 했다. 감독의 영화적 발란스를 보여주려고 했고 그래서 오랫동안 프리 비주얼을 만들면서 영화를 발전시켰다. 나는 스태프들과 회의를 한 뒤 시나리오를 고치기도 한다. 시각적인 부분이 전달될지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특수효과 팀의 도움이 있다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CG를 13개월 만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도술 액션을 선보인 것 역시 "물론 유치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반대로 '유치한 게 뭐가 무섭지?' '가끔 세상은 유치하게 돌아가지 않나?' 생각지도 못하게 돌아갈 수도 있는 일이다. 그건 유치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배우들은 촬영하면서는 민망해하며 촬영하기도 했지만 의미있는 시도였다"며 "관객이 '외계+인'을 보고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장르적 특성상 호불호가 있다. 그런데 한국 영화는 장르적으로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SF를 준비하는 감독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한국 관객이 SF를 굉장히 재미있게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도전에 대한 자부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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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개인적으로 총 쏘는 여자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타짜'의 김혜수, '암살'의 전지현도 그런 의미에서 나온 여성 캐릭터다. 총을 쏘는 여자들에게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김태리를 캐스팅한 것 같다. 염정아와는 세 번째 호흡이다. 전통적인 드라마도 잘 해내지만 염정아가 가진, 실례가 될 수 있겠지만 반쯤 허당 같은 우스꽝스러움이 있다. '다른 감독이 보여주기 전 어서 내가 보여줘야지'라는 생각이 컸다"며 "개인적으로는 코미디가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코미디 중에는 느닷없이 나오는 코미디가 가장 좋고 그것이 관객이 영화를 볼 때 숨통을 트여주고 스토리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여긴다. 염정아와 조우진의 코미디 연기는 너무 능청스럽게 잘 해줘서 실제로 웃다가 촬영을 못 하기도 했다"고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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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 촬영할 때 너무 힘들어서 우리끼리 '이걸 또 찍지 않겠지?' 했다. 후반 작업을 하고 영화가 점차 자기 모습을 가지면서 재미를 다시 느꼈다. '기회가 돼서 또 찍을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은 해본다. 분명한 것은 '외계+인'은 '전우치' 세계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면 최대한 고민해 만들고 싶다"고 소망했다.
'외계+인'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등이 출연했고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케이퍼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