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내 껄로 만들어야지"…수지, '안나'로 만난 '인생작'(종합)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수지가 쿠팡플레이 '안나'로 '인생작'을 만난 소감을 밝혔다.

수지는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안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지는 삶이 고단한 유미에서 화려한 삶을 즐기는 안나가 되는 역할을 맡았다.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된다.

수지는 전국에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배가본드', '스타트업' 등을 통해 '청춘의 표상'으로 떠올랐다. 비교적 밝고 착한 캐릭터들에 비해, 이번 '안나'에서는 리플리증후군이라는 파격적인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어떤 욕망이 있었다"는 수지는 "내가 지금까지 해온 연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누가 봐도 욕심을 낼 만한 작품이라 생각이 들었다. '뺏기지 말아야지'라는 마음이 있었다. 막연한 욕심이었는데, 내가 결정을 했으니 '진짜 내 껄로 잘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졌다"고 밝혔다.

첫 단독 주연에 도전, 눈길을 끈다. 수지는 "유미가 겪고 있는 불안처럼 굉장히 떨렸다. 내가 대본을 읽었을 때는 유미가 잘하는 것 없는 내용이지만, 공감이 가지만 안쓰럽지만 응원하게 됐다. 근데 대중들도 '과연 몰입해서 유미를 응원해줄까?'라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유미한테 이입을 해주는 것 같더라"며 안도했다.

실제로 지난 24일 첫 공개된 '안나'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수지 또한 "주변 분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너무 재밌게 봤고, 일단 많이 물어보더라. 다음에 어떻게 되냐고. 근데 내가 물어볼 수는 있지만 대답하지 말라고 하더라. 특히 유미의 편을 많이 들어줘서 기분이 좋았다. 유명한 짤이 있더라. '얘가 잘못한 게 맞는데 그래도 얘 말 들어보면 맞아'라는 짤이 올라왔다"고 털어놨다.

'인생작'을 만났다는 기분 좋은 호평도 넘쳐나는 상황이다. 수지는 "항상 새로운 작품을 대할 때 '인생작'이라는 생각을 한다. '안나'도 욕심을 많이 냈다. 안나에 몰입했기 때문에 '인생작'을 만났다는 말이 너무 꿈같고 행복하다. 좋은 반응 나와서 좋다는 과분한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한 여자가 겪는 인생의 파고를 완벽하게 소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들었다. 수지는 "감독님이랑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너무 어려 보여서 30대 같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것이었다. 저희끼리는 외적으로는 안나는 아주 동안일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고, 연기적으로는 조금 더 갈수록 보여주고 싶은 모습들을 완성해 나가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미가 처음 거짓말을 시작할 때와 과도기를 넘어, '이게 되네? 이게 되게 쉽네? 바보아냐?'라는 지점을 또 넘어 너무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단계라 생각했다"며 교복을 입은 10대 연기에 대해서는 "6세 연기도 할 수 있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교복을 막상 입어 보니 수줍더라"고 웃었다.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또 유미와 안나가 전혀 다른 캐릭터라 시선을 모았다. 수지는 고시원 방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고단한 삶에 지친 유미와 결혼식을 시작으로 사교계 사람들과의 만찬,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행사와 인터뷰를 하는 안나를 동시에 소화했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삶을 표현한 것이다.

먼저 유미의 삶을 팍팍하게 표현했다는 호평에 대해 "진짜 제가 일을 많이 했는데, 출근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정말 출근하자마자 퇴근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했다. '일을 하러 왔고 빨리 하고 집에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집에서 스트레스 푼다고 청소를 많이 한다고 했는데, 그게 많이 도움됐다. 영혼 없이 청소하는 것이 일상이라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반면 화려한 삶의 안나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신경 썼을까. "의상까지 많이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안나가 되고 나서부터는 초반에 과도기일 때는 촌스러움이 살짝 묻어있었으면 했다. 현주는 색감을 고급스럽게 사용하는데 안나는 그걸 살짝 촌스럽게 사용했다. 갈수록 색깔을 덜 쓰면서 무채색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많이 입으려 했다. 결혼식 장면에는 대본에도 '여왕 같은 유미'라고 써져 있었다. 최대한 과한 거 입자고 했다. 유미는 남편이랑 결혼한 것이 자기 자신이랑 결혼했다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는 뭔가를 표현하기보다는 상황마다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수지는 "뭔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상황을 곱씹을 생각으로 노력했다. 유미를 만들어 갈 때 나의 불안들을 많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이 불안을 표현하기 위해 내가 계속 유미에 이입해서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유미의 시간과 감정들이 모두에게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제가 포기했던 일기도 계속 썼다. 안나의 입장에서도 쓰기도 하고. 느꼈던 감정들도 기록해놓고 싶어서 열심히 썼다. 그것도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거짓말하는 유미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했는지도 들려줬다. 수지는 "유미가 자주 하는 대사 중에 '잘해보고 싶어서 그래, 잘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라는 것이 많이 나온다. 그게 유미의 기본적인 정서 같다. 진짜 잘 해보려고 했지만 내가 안 됐다라는 것이 변명이 생길 수 있는데, 상황들을 지켜봤을 때 미국 간다고 거짓말할 때도 새로운 시작을 해보고 싶어서 던진 대사일 것이다. 유미 기본적 정서가 많이 녹아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현재까지 공개된 '안나'에서는 유미가 안나로 새로운 삶을 사는 가운데, 2화 말미 현주(정은채)를 만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또 1화 초반에 아무도 없는 새벽녘 도로 위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발을 내딛는 안나의 모습이 담겨,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수지는 "유미가 자기가 선택한 길에 대해 감당할 것들이 생겼다, 그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넘기고, 그것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계속 유미가 선택들을 하는데 잘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빛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