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손숙 외손녀' 하예린, 스스로 힘으로 꿰찬 '헤일로' 주인공.."동양 배우 희망"(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6-20 10:02 | 최종수정 2022-06-20 11:04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파친코', '오징어 게임' 한국인 배우들의 글로벌한 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예 하예린이 '헤일로'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글로벌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하예린은 파라마운트+의 유명 시리즈 '헤일로'의 '관 하' 역으로 글로벌 무대에 인사하고 있는 배우. 세계적으로 히트한 Xbox 게임 '헤일로'를 원작으로 하는 이 시리즈는 26세기를 배경으로 인류와 외계 종족의 갈등을 다루며 액션과 모험, 그리고 미래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으로 인물 간의 풍성한 드라마로 엮어냈다. 스티븐 스필버그, 대릴 프랭크, 저스틴 팔비가 제작에 참여해 이제껏 본적 없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액션 블록버스터를 선보인다.

'헤일로'는 해외에서 먼저 공개가 된 이후 국내에서는 티빙과 파라마운트+의 콜라보를 통해 선보여지게 되는 등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하는 중이다. 하예린은 특히 호주 출신의 한국계 배우로 '헤일로'의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주연을 손에 쥐며 우뚝 섰다.

하예린은 "제가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 국적이 호주"라며 "계원예술고등학교에서 3년간 공부했기에 한국어를 잘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로 접한 오디션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하예린은 "제가 졸업 공연을 하던 중에 선배가 SNS 메시지를 보냈고, 오픈 캐스팅콜이 진행된다는 게시글을 보내줬다. 16세 동양 여성 배우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1분 자기소개를 찍어 보냈고, 7개월 뒤 오디션을 통해 출연하게 됐다. 출연이 확정됐을 때의 기분은 완전 쇼크였다. 거의 말도 못했을 정도"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예린은 촬영장에 처음 발을 딛었던 때를 떠올리며 "솔직히 촬영장 갔을 때도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다. 너무 꿈만 같았던 느낌이었다. 전세계 시청자는 물론, 한국 시청자도 만나게 돼 너무 뿌듯하고 영광이다"라고 했다.

특히 하예린은 배우 손숙의 외손녀로 유명하다. 외할머니인 손숙은 '비디오스타'를 통해 손녀가 배우로 활동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자랑스러워했다. 하예린은 "할머니는 손녀가 배우가 됐다는 것에 대해 기뻐하셨다. 오늘도 '네가 손숙이 소년가 아니라, 내가 하예린의 할머니가 되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할머니는 연기에 대한 피드백보다는 '잘했다, 열심히 했다' 정도로만 말씀을 하신다"고 짧게 언급했다.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하예린이 연기한 관 하는 중성적인 비주얼과 함께 근육질의 몸매가 인상적인 인물. 하예린은 캐릭터를 위해 6개월간 '부트 캠프'를 하며 먹는 것과 운동까지 모든 것을 조절했다. 하예린은 "거의 토하고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운동을 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헤일로'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하예린은 "'헤일로'와 관련된 책을 샀고, 책을 통해 자세히 공부했다. 게임도 도전해봤지만, 일찍 죽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양인 배우로서 글로벌 무대에 선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여전히 편견 속에서 갈 길은 멀다. 하예린은 "저도 신인 배우다 보니까 이 기회를 받고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캐릭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앞으로는 제가 더 젊은 동양 배우들을 위해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 프로덕션 회사를 만들든 학교 워크샵을 여는 등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다. 동영 배우들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파친코'의 김민하, '오징어 게임'의 정호연 등 다양한 스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스타덤에 오르고 있다. K-콘텐츠가 사랑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눈도 넓어지는 중. 하예린은 "드디어 사람들이 동양인 배우들을 봐주는 게 느껴지니 기분이 좋고, 이것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현재 그의 롤모델은 송강호와 산드라 오. 하예린은 "송강호 선배님을 존경하고 산드라 오도 많이 좋아한다. 산드라 오는 동양 배우를 위해서 정말 많은 공을 주는 사람이자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헤일로'를 촬영할 당시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이 상을 받을 때였는데, 저에게 '한국 배우 정말 좋겠다'고 하고, 또 BTS(방탄소년단) 노래를 듣는 분도 많아서 한국 콘텐츠가 외국에서 많이 알려지고 퍼지는 것이 확실히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하예린은 한정적인 무대 안에서 자신의 길을 앞으로도 잘 펼쳐갈 예정. 그 안에서 '헤일로'는 좋은 발판이 될 전망이다. 하예린은 "호주는 할리우드보다도 10년 뒤라는 말이 있다. 얼마 전 호주에서 작품을 했는데 그때도 저를 원해서가 아니라 그냥 어떤 다양성이 있는 배우가 필요해서 캐스팅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실망하기도 했다"며 "아무래도 '헤일로'는 저에게 큰 작품이기도 하다. 프로듀서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헤일로' 때문에 다른 배우들에게도 힘을 줄 수 있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헤일로'는 현재 티빙X파라마운트+ 관을 통해 스트리밍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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