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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브로커' 아이유 "칸에서의 호평, 처음엔 안믿어…배우·가수, 둘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력"(종합)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2-06-07 12:08 | 최종수정 2022-06-08 07:18


배우 이지은(아이유) 사진=CJENM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가수 아이유가 첫 상업영화를 통해 단숨에 영화배우 이지은으로 인정받았다. 이지은은 8일 개봉하는 영화 '브로커'에서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버리는 소영 역을 맡았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마음을 울리는 따스한 스토리와 앙상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달 27일(한국 시각)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도 상영 직후 12분의 환호와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바 있는 '브로커'는 해외 언론의 끊임없는 극찬을 얻고 있다.

이지은은 7일 영화 '브로커' 온라인 인터뷰에서 칸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장면을 회상하며 "너무 신기했다. 생경한 발음으로 '송강호'를 외치는데 우리팀이 모두가 소름이 돋았다"며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올랐지만 수상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처음에 상영하고 나서 평론가들, 관객들의 후기에 대해 다음날 관계자들이 말해줬는데 사실 안믿었다. 나중에 찾아보고 나서 '진짜 이런 평이 있네'라고 너무 신기했다. 심지어 외국어이기도 하고 그것 자체도 감독님의 힘이긴 한데 기분은 좋았다"고 웃었다.

"선배님의 개인 역량으로 받은 상이라서 내가 거기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은 못했다. 그런데 송강호 선배가 현장 스태프들에게 버릇처럼 '뭐가 됐던지 간에 이 작품에 드러난 건 모두가 같이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강호 선배님 개인이 쌓아오신 경력과 본인이 기여한 부분이 큰 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나누려고 하는 것 역시 감동적이었다. 수상 후 뒤풀이에서 '고맙다. 모두가 제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고 영화가 좋은 평을 받고 좋은 상을 받은 것이라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씀 하시더라."

배우들과는 촬영 현장에서보단 칸에 도착해서 더 친해진 것 같다. "촬영할 때는 많은 대화보다 연기에 집중했다. 칸에 가고 너무 바쁜 일정이었는데 저녁 식사도 함께 많이 하고 그러면서 친해졌다. (이)주영언니와도 그렇게 유독 친해졌고 그래서 칸에 갔다오기 전보다 지금은 편하게 대화도 나누고 있다."


배우 이지은(아이유) 사진=CJENM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많이 배웠다. 대단한 예술가로서도 많이 배웠지만 현장을 항상 콘트롤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닥쳤을 때도 항상 마인드 콘트롤하는 모습, 모두에게 일관적인 모습으로 평상심을 유지하는게 인상적이었다.첫 영화 현장인데 '영화 현장은 굉장히 차분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다들 여유롭고 아무도 조급하지 않은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 와중에 모든 것을 통솔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감독님이다. 그의 디폴트 표정을 보면 안심이 된다. 감독님이 갖고 있는 부담감 책임감을 항상 티내지 않은 분이었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원래 감독님의 신작이 나오면 일찍 일찍 찾아보는 편이었다. 관객 입장으로 공통적으로 느꼈던 부분은 아주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고 시간이 필요한 주제인데 어렵지 않게 다루는 시선, 너무 노골적이지 않은 연출. 편안하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그래서 캐스팅 제안을 받고 '대박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신기하고 빨리 일어난 것도 신기했다."

"어릴 때는 아이유와 이지은이 분리가 됐었다. 하지만 이지은이라는 이름도 사용하게 되면서 분리가 없어진 것 같다. 지금 이순간을 즐겨라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이유의 전작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이지안 캐릭터와 유사점에 대해서는 "결국 감독님들이 내 연기의 좋은 부분을 골라서 써준게 아닌가 싶다. 두 분과 결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또 개인적인 삶을 살 때도 나는 내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속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다. 그게 연기에 표현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때 지안이와 결이 비슷한 역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큰 차이점은 지안이는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소영이는 자기 안에 들어왔을때 참지 못하는 인물이다. 물론 고레에다 감독님도 '나의 아저씨'를 보고 나를 캐스팅한 것이니까 비슷한 부분이 있어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은 가져오려고 했는데 너무나 극명하게 다른 부분이 있더라. 물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라는 계산도 있었다."


배우 이지은(아이유) 사진=CJENM
기억에 남는 신은 많지만 오프닝 시퀀스도 빼놓을 수 없다. "거의 첫 촬영이었고 밤새도록 정말 많은 비를 맞았다.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은 장면이었고 정말 추웠다. 신체적으로는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고 만족스러운 장면이 됐다. 현장에 있는 모두가 진짜 고생을 많이 하고 찍었던 1순위신이다."

실감나는 욕 연기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본에는 일본 스타일의 욕 연기가 있었다. '당신' '바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소영이 나이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감독님께 바꿔도 되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욕 대사를 만들었다. 가장 객관적인 관객이 돼 주는 엄마 아빠 앞에서 욕 연기를 하면서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달라고도 했다. 매니저 앞에서도 연습을 하면서 욕을 넣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가수 아이유와 배우 이지은의 차이점은 "무대에서의 가수와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자는 많이 다르다. 오히려 녹음실과 현장에서의 작업 과정은 어떤 부분은 굉장히 유사하다고 느꼈다. 무대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녹음실은 여러 테이크를 가면서 여러 스태프들이 있다. 둘다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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